정승기정형외과
내원환자 60%가 타지역 환자
"5년내 병원 공간 더 늘릴 것"
[병원 열전] 입원실 없는 정형외과 10년… '비수술 메카'로 우뚝

서울 은평구에 있는 정승기정형외과는 입원실이 없는 비수술치료 정형외과로 유명하다. 정승기 원장(58·사진)이 병원 문을 연 2007년은 관절, 척추 수술을 하는 정형외과 병원이 승승장구하던 시기다. 주변 사람은 모두 “입원실 없는 정형외과는 망한다”며 말렸다. 정 원장도 1995년 처음 개원했을 때는 다른 정형외과처럼 입원실도 두고 교통사고 환자도 받았다. 하지만 “비수술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도 갈 곳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병원을 새로 열고 비수술치료를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정 원장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수술이 필요 없는 관절 척추질환자들이 입소문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4층 규모의 크지 않은 정형외과지만 전국에서 환자가 몰렸다. 전체 환자 중 동네환자는 40% 정도다. 정 원장은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의 95% 정도는 수술 없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상태”라며 “대학병원까지 간 환자도 이곳을 찾아 치료를 받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수술을 안 하고 낫고 싶은 사람은 이곳에 가보라’고 소개받는 병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승기정형외과는 국내 비수술 정형외과 치료를 이끌고 있는 병원이다. 몸 밖에서 강한 압력을 줘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 체외충격파치료, 긴장된 근육을 풀고 기능을 살리는 도수치료, 신경차단주사 등으로 족저근막염 테니스엘보 무릎관절염 오십견 등을 치료한다. 정 원장은 “수술하는 정형외과가 있는 것처럼 비수술 치료하는 정형내과가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비수술 정형외과 치료는 환자 상태를 명확히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이를 통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원인부터 찾고 그에 적합한 치료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어깨근육, 관절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수술 위주 교육을 한다. 정 원장이 매주 비수술 치료를 하는 의사들과 새 수술법을 연구하는 이유다. 그는 지난 5월 체외충격파 연구를 하는 의사들과 함께 체외충격파학회를 꾸리고 학회장을 맡았다. 비수술 치료를 배우기 위해 그를 찾는 의사도 많다. 그는 “전문의는 의학적인 것을 다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심도 있는 것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아는 만큼 환자가 보이기 때문에 늘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이 편한 병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7년부터 병원 수익을 직원들이 알 수 있도록 공개했다. 수익 일부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직원 35명이 모두 주인의식을 느끼게 됐고 환자 불만이 크게 줄었다. 술자리 등에서 직원들이 “원장님 30년만 더 일하세요”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다.

환자에게 더 편한 공간이 되도록 5년 안에 병원을 늘리는 게 목표다. 정 원장은 “재활, 운동치료로 재발을 막고 동네 주민이 가볍게 운동하면서 상담받는 센터를 세우고 싶다”며 “지역 주민 누구나 건강증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게 결국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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