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주)플러스엠이 29일 개봉한 신작 스릴러영화 ‘기억의 밤’.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이 29일 개봉한 신작 스릴러영화 ‘기억의 밤’.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CJ E&M·쇼박스·NEW·롯데엔터테인먼트)가 지배하고 있는 국내 영화계에 신생 투자배급사인 메가박스(주)플러스엠(대표 김진선)이 ‘제5의 메이저 영화사’ 자리를 다지고 있다. 2013년 첫 투자배급작 ‘결혼전야’를 시작으로 지난달 말까지 총 9편을 개봉해 7편이 수익을 거뒀다. ‘제5의 메이저’ 자리를 놓고 경쟁해온 라이벌인 리틀빅픽쳐스, 씨네그루, 이수C&E 등을 멀찌감치 제쳤다.

◆올해 투자배급 3편 모두 ‘흑자’

메가박스플러스엠 대도약… 영화배급사 '빅5'로 떴다
극장체인 메가박스 자회사인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은 올 들어 투자배급한 한국 영화 두 편, ‘박열’과 ‘부라더’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박열’은 총제작비 43억원을 투입해 234만 명을 모아 손익분기점 12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주문형비디오(VOD) 수입까지 포함한 전체 수익률은 50%에 달했다. 상영 중인 ‘부라더’는 147만 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 90만 명을 넘었다. 총제작비 37억원을 투입해 예상수익률은 30%에 이른다. 투자하지 않고 배급만 대행한 ‘범죄도시’는 29일 현재 686만 명을 모아 배급수수료로 20억원을 챙겼다.

그동안 투자배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수익률은 윤동주 시인의 삶을 그린 ‘동주’가 올린 110%였다. 10억원을 투입했는데 120만 명을 모았다. ‘결혼전야’ 수익률은 15%, ‘제보자’는 20%, 미쓰와이프는 3%, 미씽이 1%를 기록했다. 투자손실을 본 작품은 ‘국가대표2’(-60%)와 ‘워킹걸’(-45%)뿐이었다. 한국 영화가 10편 중 평균 3편이 수익을 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대단히 높은 편이다.

이 회사는 한국 영화 이외에 외화 ‘셜록’(140%)과 ‘런던 해즈 폴른’(80%) 등도 수입배급해 큰 수익을 거뒀다.

◆전 직원 의사결정 참여 등 비결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이 짧은 기간 5대 투자배급사로 급성장한 배경과 비결이 궁금하다. 먼저 영화현장 출신인 전 직원 17명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투자배급팀이 읽어보고 좋다고 판단하면 마케팅팀도 읽어본다. 최종 단계에서 김진선 대표를 비롯한 전 직원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고 다수결로 결정한다.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화려한 작품보다 소규모 예산의 내실있는 작품을 주로 선택한다. 흥행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기준이다.

이정세 영화사업담당 부장은 “관객에게 새롭게 비치는 시나리오를 주로 선택한다”며 “기존 영화와 다른 매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용적으로는 사람들의 진정성 있는 얘기를 들려주는 작품이 많다. 특히 사회적 약자나 여성을 내세운 영화가 다수다. ‘미씽’ ‘결혼전야’ ‘워킹걸’ ‘미쓰와이프’ ‘국가대표2’ 등은 모두 여주인공을 등장시킨 영화다.

이 부장이 10여 년간 직원으로 일한 영화사 씨네월드 대표인 이준익 감독과의 의리도 크게 작용했다. ‘사도’ ‘왕의 남자’ 등을 연출한 이 감독이 ‘동주’와 ‘박열’을 들고와 이 회사와 함께 만든 것. 이 감독은 “나라도 도움이 돼 주마”라며 좋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회사의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유명감독 작품을 유치하지 못하던 시점에서 이 감독의 지원은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은 29일 신작 ‘기억의 밤’을 개봉하고 새로운 흥행에 도전한다. 김 대표는 “가급적 의미있는 작품을 선택해 영화산업에 순기능을 하면 좋겠다”며 “직원들에게 늘 정성껏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