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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아침] 슈베르트,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방랑’이라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경험해 보지 못한 곳을 찾아가는 흥분 넘치는 여정일 수도 있다. 슈베르트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1824)의 첫 곡 ‘방랑(Das Wandern)’이 그렇다. 물방아지기의 삶을 선택한 젊은이는 자신에게 도제 수업을 허락할 물방앗간을 구하러 시냇물을 따라 힘차게 걸어간다.

그러나 멋진 출발이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가슴 뛰게 만든 물방앗간 주인집 딸이 사냥꾼과 사랑에 빠지자 유약한 젊은이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방랑의 친구였던 시냇물은 좌절한 남자에게 영원의 도피처로 보이기 시작한다. 또 다른 사랑이나 기회가 찾아온다는 인생의 원리를 깨닫도록 우리가 나서서 도와야 할 것만 같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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