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야간 관람을 위해 돈화문 앞에서 대기 중인 관람객들.
창덕궁 야간 관람을 위해 돈화문 앞에서 대기 중인 관람객들.
전국 고궁과 박물관이 추석 연휴에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입장료 할인 및 면제를 비롯해 추석 맞이 특별공연을 준비한 곳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가위 문화·여행주간’을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운영한다.

고궁·왕릉·사찰 한가위 무료 개방

추석 연휴 기간에 무료로 개방되는 수도권 지역 왕릉은 모두 20여 곳이다. 서울에서는 ‘4대 궁’으로 불리는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창덕궁이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무료로 개방돼 명절을 맞은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종묘, 태·강릉, 정릉, 의릉, 선·정릉, 헌·인릉도 이 기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서울 중심부에 있는 4대 궁이 아니어도 각지의 왕릉이 무료 개방하니 집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다만 평소에 미리 예약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던 창덕궁 후원은 연휴 기간에도 변함없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그대로 유료로 진행된다.

경기 지역에도 입장료를 받지 않고 문을 여는 왕릉이 많이 있다. 동구릉, 광릉, 홍·유릉, 사릉, 서오릉, 서삼릉, 융·건릉, 파주삼릉, 김포장릉, 세종대왕유적, 영릉, 명성황후 생가 등이다. 이들 왕릉도 연휴 기간 내내 입장료를 내지 않고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수도권 외의 지역에는 경북 울진군 불영사, 경남 양산시 통도사, 경남 양산시 내원사 등 전통 사찰 세 곳이 추석 당일인 4일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경기 여주시에 있는 명성황후 생가도 추석 당일에만 입장료 없이 방문객을 맞는다.

고궁과 전통 사찰만 무료 개방하는 게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관(서울 종로구 소격동), 덕수궁관(서울 중구 정동) 등 세 곳을 모두 연휴 기간 내내 무료로 개방한다. 이 기회를 이용해 가족들과 미술관 나들이를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들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기획전이 진행 중이다. 덕수궁관에서는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기념하는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이 열리고 있다. 대한제국 시기를 모티브로 현대미술 작가 9명이 덕수궁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조형적인 접근을 시도한 전시다. 다만 서울관은 추석 당일인 다음달 4일에는 문을 닫는다.
경복궁에서 병사들이 교대식을 하는 모습.
경복궁에서 병사들이 교대식을 하는 모습.
박물관·과학관 다양한 문화행사 마련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은 서울 용산동 국립한글박물관을 방문해볼 만하다. 한글박물관은 ‘제571돌 한글날’을 기념해 다음달 8~9일 ‘세계의 유산 한글, 아이들과 함께’ 문화행사를 연다. 이 기간 한글박물관을 찾으면 훈민정음 목판인쇄 체험, 전래동화 주인공으로 분장하고 기념사진 찍기 등을 할 수 있다. 전래동화 명장면을 관람객이 직접 재현하고 사진을 찍은 뒤 책으로 만들어 가져가는 ‘우리가족 전래동화 책만들기’는 관람객의 호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행사별로 열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일부 행사는 사전 신청이 필요하니 한글박물관 홈페이지를 미리 참조해야 한다.

과학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부산 동삼동 국립해양박물관은 민속놀이 체험(다음달 1~5일), 추석 특선 영화 상영(1~5일) 등을 준비했다. 좀 더 특별한 구경거리를 원한다면 3~4일(오전 11시40분~11시55분) 한복을 입은 다이버가 상어 등 해양 생물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보러 오는 것도 좋다. 4~5일에는 해양 관련 퀴즈를 맞힌 200명(하루에 100명)을 대상으로 선물을 주는 ‘오후 2시, 즉석퀴즈’ 이벤트가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5~8일에는 마술공연 ‘판타스틱 매직콘서트’가, 6일에는 ‘가족연희극 심청전 청아’가 준비됐다. 연휴 마지막 날인 9일에는 경상도민요보존회의 뮤지컬 ‘해녀할멈의 패총팔찌’ 공연을 한다. 국립부산과학관, 국립대구과학관, 국립광주과학관, 국립중앙과학관(대전시 구성동), 국립과천과학관 등도 다양한 행사 및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 자세한 내용은 각 과학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