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계무용축제' 내달 9일 개막…19개국 41개 작품 무대에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 개막작 ‘숨기다|드러내다’.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 개막작 ‘숨기다|드러내다’.

세계적 안무가 조지 발란신은 “무용은 움직이는 음악”이라고 했다. 무용과 음악의 긴밀한 관계를 잘 드러내는 말이다.

스위스 안무가 야스민 위고네가 다음달 2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일 현대무용 ‘포즈 발표회’는 그런 면에서 파격적이다. 이 작품에는 음악이 없다. 몸을 가리거나 장식하는 의상도 없다. 무대에서 아무것도 입지 않고 홀로 춤을 추는 위고네의 신체만이 작품 재료다. 그는 “내부의 맥박이 포즈로 피어나기 직전, 최초의 떨림이 꽃봉오리 전체에 전해지려는 그 순간과 지점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현대무용의 최신 흐름과 다양성을 볼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다. 다음달 9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예술의전당,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등에서 열린다. 영국, 스페인, 스위스, 체코 등 유럽 국가와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 중동의 이스라엘과 레바논 등 총 19개국 무용가들의 41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작은 영국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의 ‘숨기다|드러내다’다. 영국 안무가 러셀 말리펀트의 작품이다. 발레를 기본으로 하는 동작에 브라질 전통 무예 카포에이라, 중국 태극권 등을 가미했다. ‘빛의 안무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마이클 헐스가 조명을 맡았다. 다음달 9~10일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폐막작은 스페인 무용가 마르코스 모라우가 이끄는 무용단 ‘라 베로날’의 ‘죽은 새들’이다. 피카소의 그림에서 제목을 딴 이 작품은 19세기 말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20세기를 산 피카소와 동시대 사람들을 추억한다. 전쟁과 독재의 그림자도 드리우지만 즐거움과 환희, 예술적 풍요가 가득했던 격정의 20세기를 복고풍 의상과 소품들, 과장된 느낌을 주는 음악, 무표정한 종이 인형 같은 군무 등으로 표현한다. 다음달 28~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부르키나파소 타마디아 무용단은 다음달 2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방랑하는’을 올린다.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유럽으로 들어오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애환이 어려 있는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 등을 춤으로 표현해 아픔을 간직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무용극도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의 아우 멘츠 댄스시어터가 다음달 2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그림자 도둑’이다. ‘만약 그림자를 도둑맞는다면?’이란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하는 이 작품은 춤, 비디오아트, 사물극, 그림자극 등이 어우러진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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