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 동맥경화학회 기초연구위원회 세미나

착한 콜레스테롤 HDL
질이 높을수록 혈관 항산화 능력도 높아

HDL의 질 높이려면 운동·식이요법과 함께
사탕수수 추출 천연성분
폴리코사놀 병용 도움
[건강한 인생] "천연 성분 폴리코사놀, 고지혈증 치료 새로운 대안 될 수 있다"

착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지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의 양뿐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천연 성분에서 유래한 폴리코사놀이 고지혈증 치료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 침묵의 살인자

조경현 한국지질 동맥경화학회 기초연구위원회 위원장(영남대 생명공학부 교수)은 지난 7일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최신지견 및 대안적 치료 모색’을 주제로 연 전문가 미팅에서 “HDL 콜레스테롤의 입자가 크고 모양이 매끈할수록 HDL 콜레스테롤이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HDL 콜레스테롤의 질이 높을수록 혈관 항산화 능력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고지혈증에 걸린 제브라피시에게 9주 동안 폴리코사놀을 먹도록 했더니 지방간이 개선되고 콜레스테롤 전달 단백질인 CETP가 억제돼 혈청 지질 농도가 떨어지고 좋은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뇌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뚜렷한 증상 없이 수치가 나빠지다 사망에 이르기도 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상지질혈증 치료환자는 175만 명에 이른다. 2015년 148만 명보다 15.2% 증가한 수치다. 이상지질혈증은 몸속 저밀도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총콜레스테롤이 많은 상태를 말한다. HDL 콜레스테롤은 줄어든 상태다. 하비에르 비센트 산체즈 로페즈 쿠바 국립뇌신경외과센터장은 “이상지질혈증은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등 혈관질환, 알츠하이머 등 인지기능 장애, 갑작스런 사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HDL 콜레스테롤의 질이 나빠지면 혈액의 항산화 능력이 나빠진다”고 했다. 그는 “HDL 콜레스테롤의 양뿐 아니라 모양, 기능이 좋아지면 장수한다”고 덧붙였다.

◆스타틴 치료 한계, 새 치료법 관심

LDL은 간에서 생성되거나 음식을 통해 장으로 흡수된 콜레스테롤을 인체 각 조직으로 운반한다. 남은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을 쌓아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높인다. HDL 콜레스테롤은 사용이 끝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고 청소한다. 혈관을 깨끗하게 해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스타틴 등 LDL 콜레스테롤저하제는 30여 년간 이상지질혈증 치료 정석으로 여겨졌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중성지방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2010~2014년 5년간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65.51%가 스타틴 계열 약물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간 기능 저하, 근육통 등의 부작용과 LDL 콜레스테롤저하제 치료 한계 등으로 새 치료법 및 예방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새 치료제는 HDL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MSD(미국 머크)의 CETP억제제인 ‘아나세트라핍’도 HDL 콜레스테롤과 관련이 있다. CETP는 HDL에 붙어 HDL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단백질이다. 아나세트라핍은 CETP를 억제해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원리다.

◆HDL 양뿐 아니라 질이 중요

HDL 콜레스테롤의 양뿐 아니라 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질 나쁜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염증을 일으켜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탠리 헤이즌 박사는 2014년 네이처 메디슨에 “HDL 콜레스테롤이 혈액을 타고 순환하지 않고 혈관 벽에 붙어 있으면 LDL 콜레스테롤 제거 기능을 잃고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찬타르 코팩스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의과대학 교수는 “HDL 콜레스테롤의 질은 HDL 콜레스테롤의 양보다는 생물학적 기능 및 분자 구성에 따라 결정된다”며 “HDL 콜레스테롤의 질이 심혈관 위험을 방어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다.

HDL 콜레스테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 식이요법 등이 필요하다. 의약품과 천연 성분을 병용하는 것도 도움될 수 있다. 쿠바 국립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아스피린(125㎎)과 함께 폴리코사놀을 매일 20㎎씩 4주간 섭취한 그룹은 아스피린만 섭취한 그룹보다 총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이 각각 11.3%, 22% 줄고 HDL 콜레스테롤이 29.3% 높아졌다. 로페즈 센터장은 “쿠바산 사탕수수에서 얻은 천연 지방 알코올 추출물인 폴리코사놀은 CETP 기능을 억제해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고 저지방혈증, 항혈소판,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