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에서 CEO로 … 문정본 DDS 대표

구강스캐너·공작기·3D프린터 등 인공치아 제작 시스템 출시

대당 5000만원 달하지만 국내 보급 외국제품은 1억 넘어
정밀도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올해 매출 30억 목표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인공치아 제작 1시간이면 끝… 외국 제품보다 '가성비' 뛰어나"

부산대 치대를 졸업하고 울산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잘나가는 치과의사였다. 지역 치과의사들과 모임을 만들어 치료 방법을 연구할 정도로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2005년에는 치과 보철물 제작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치과용 구강 스캐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시 2억원이나 하는 기계를 독일에서 들여왔다. 하지만 정밀도가 성에 차지 않았다. ‘직접 만들 수는 없을까.’ 울산과 부산 지역 공대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기술 자문을 구했다. 해볼 만하다고 결론이 나왔다. 2009년 기술자 5명과 힘을 합쳐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문정본 DDS 대표(46·사진)의 창업 스토리다.

문 대표는 서울 독산동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구강 스캐너, 소프트웨어, 공작기, 3차원(3D) 프린터까지 보철물 제작에 필요한 모든 제품 라인업을 지난 7월 내놨다”고 말했다. 모든 제품을 합친 모델명은 ‘이지스(AEGIS) 시스템’이다. 치과에서 스캐너를 이용해 치아의 본을 뜬 뒤 소프트웨어로 모양을 완성하고, 가공기와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공치아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지스시스템은 출시 전 충분한 예열 과정을 거쳤다. 2012년 이미 2등급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는 받았지만 시장에 내놓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기에 출시를 미뤄왔다. 문 대표는 “치과의사인 DDS 이사들에게 먼저 제품을 공급하고 5년에 걸쳐 피드백을 받아가며 수정 보완을 거쳤다”며 “정밀도뿐만 아니라 치과의사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지스시스템은 보철물 제작의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 문 대표는 “기존의 방식으로 보철물을 만들려면 환자가 병원을 3~4회 찾아야 하지만 이지스시스템을 이용하면 1시간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공소에 보철물 제작을 맡길 일도 없어지기 때문에 비용이 평균적으로 한 달에 200만~300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대당 5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DDS가 제품 출시를 서두르지 않았던 배경에는 든든한 투자금이 있다. DDS는 여태껏 250억원가량 투자받았다. 직원 수는 59명까지 늘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문 대표는 “그동안 제대로 된 매출은 없었지만 DDS의 기술을 높이 평가한 투자자들 덕분에 제품 출시에 조급함이 없었다”고 했다. 2013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건신기술(NET) 인증도 받았다.

구강 스캐너의 국내 보급률은 아직 미미하다. 문 대표는 “독일이나 미국은 보급률이 10~20% 안팎이지만 국내 보급률은 3%에 불과하다”며 “소프트웨어나 가공기까지 갖춘 곳은 1%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초기단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 보급된 외국산 제품은 가격이 1억원이 넘는다”며 “DDS의 이지스시스템은 정밀도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까지 있다”고 강조했다.

DDS의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30억원이다. 제품 출시 이후 두 달간 총 10대가 팔렸다. 문 대표는 “현재 국책연구과제로 경북대와 부산대에서 진행 중인 임상 유용성 평가가 나오면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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