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도 '월급' 받는다…중견 월 472만원·신인 월 236만원
미술관이 전시회에 참여하는 미술가에게 월급 성격의 보수를 주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까지는 미술관이 작품 제작 의뢰를 했을 때만 미술가가 제작비 명목으로 돈을 받을 수 있고 전시 보수는 따로 지급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의 ‘미술작가 보수제도’를 이달부터 국공립 미술관 6곳에서 시범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임금 기준단가는 중견·원로 작가의 경우 월 472만원, 신진작가는 월 236만원이다. 학술연구용역 인건비를 참고해 금액을 정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여기에 전시 기간, 작품 종류, 전시예산 가중치 등을 반영해 실제 지급액을 정한다. 신진작가가 한 달 내내 미술 전시에 참여하고 다른 사정이 없다면 월 236만원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신진작가 10명이 참여하는 기획전이라면 1인당 23만6000원이 돌아간다. 문체부는 시범운영을 거쳐 제도를 보완한 뒤 내년부터 전체 국공립 미술관으로 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미술관이 작가에게 작품 제작을 직접 의뢰했을 때 주는 제작비에 창작 보수가 포함돼 있다고 간주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제작 의뢰를 하는 게 아니라 이미 만들어 놓은 작품을 빌려줬을 때는 아예 돈을 주지 않는 일이 많았다. 반면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폴란드 등에서는 미술작가의 창작 활동에 대한 보수인 ‘아티스트 피(artist fee)’를 주는 곳이 많다.

국회는 이 제도의 법제화를 준비 중이다. 국공립뿐만 아니라 민간 미술관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있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국민의당)은 모든 미술전시업자에게 작가 보수 지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미술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발의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작가 보수제도는 예술인의 창작권 보장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