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당신이 떠난 날 내 모든 느낌은 멈추어 버렸다
한 여인이 개울 한복판 바위 위에 누워 있다. 지쳐 잠든 듯한 여인의 주변은 온통 얼음덩어리들이다. 민소매 차림의 인물은 추위를 느끼지도 못하는지, 조용히 눈을 감고 있다. 칠레의 사진가 로니 가르시아의 ‘당신이 떠난 날, 내 모든 느낌은 멈추어 버렸다’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삶은 상실의 연속이다. 학교, 직장, 고향, 친구 등 익숙한 것들이 곁을 떠나면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그 가운데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일 것이다. 가르시아는 그런 상태를 이렇게 표현했다. 작가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주로 여인을 자연 속에 등장시키는데, 그 장면들이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