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여신금융협회가거래내역 실시간으로 넘겨

내년부터 관세 징수 강화
면세한도 지키도록 유도
[여행의 향기] 해외서 600불 이상 카드 결제 땐 관세청에 자동통보

내년부터 해외여행이나 출장 시 신용카드로 한 번에 600달러(약 68만원)를 넘는 금액을 결제하면 거래내역이 관세청으로 자동 통보된다. 2014년부터 분기당 5000달러(약 564만원)가 넘는 거래에 한해서만 적용하던 자동통보 대상에 건당 600달러 거래가 추가되면서 해외 구입 물품의 관세 부과는 물론 신고 누락자 관리가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일 해외에서 신용카드(체크카드 포함)로 건당 600달러 이상을 결제하면 거래정보가 바로 관세청에 등록되는 자동통보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해외여행객이나 출장자가 현지에서 한 번에 600달러 이상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회사와 여신금융협회가 거래 내역을 관세청에 실시간으로 넘겨주는 방식이다. 물건 구입 외에 현금 서비스도 포함된다. 해외에서 구입한 물건에 대한 관세 징수를 강화하는 한편 여행객 한 명당 면세 한도인 600달러를 지키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수요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해외여행 지출액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일반여행 지출액은 231억2000만달러(약 26조562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215억3000만달러(약 24조3000억원) 대비 7.4% 늘어난 수치로 2016년 국내총생산(2.7%)과 민간소비(2.8%) 증가율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국제수지 통계에서 해외여행 지출에 해당하는 일반여행 지출액은 해외여행 유학이나 연수 목적이 아니라 여행, 출장 등의 목적으로 외국에 체류하면서 숙식, 물건 구매 등에 지출한 돈을 가리킨다.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은 134억달러(약 15조1000억원)에 달했다.

관세청은 해외에서 면세 한도를 넘는 거래가 잦거나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출국자에 대한 상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세금 탈루자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특별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건당 600달러 넘게 거래하더라도 관세 신고만 철저히 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사실과 다르게 신고했다 적발되면 가산세 등 이전보다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1~6월)까지 국내에서 해외로 나간 출국자는 1262만76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었다. 지난 6월 여행수지는 13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상반기 누적 적자액은 77억4000만달러로 반기 기준 2007년 하반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정부는 올해 출국자 수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2700여 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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