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뒤에는 지리산, 앞에는 섬진강…'배산임수' 향긋한 매실 마을
하동 먹점골마을은 섬진강 매실의 원조로 통한다. 마을은 지리산 끝자락 구재봉 옆에 터를 잡고 있다. 마을 앞은 섬진강이 흐르고 뒤에는 지리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전형적인 배산임수형 농촌마을이다. 과거 조씨 집성촌이던 이 마을은 하동에서도 오지로 통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때도 피해를 보지 않을 만큼 외진 까닭에 한적하고 여유롭다.

섬진강을 따라 화개장터로 이어지는 지리산 기슭은 봄이면 눈처럼 하얀 매화가 온 들판과 마을을 뒤덮는다. 먹점골 마을로 접어드는 길 양편의 수양매화를 시작으로 홍매와 청매 수만 그루가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다.

마을을 관통하는 외길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매화나무는 봄이면 황홀한 매화꽃으로 절경을 이룬다. 세상과 절연한 듯 한적한 마을은 고즈넉한 산골풍취가 가득하다. 골짜기와 논두렁·밭두렁, 마을 고샅길과 개울가까지 온통 매화나무다. 마을 주민들의 주 수입원 역시 매실이다.

꽃이 만발한 산속에 매실 농장이 자리잡고 있다. 지리산 자락 먹점골매실농장에선 따뜻한 태양 볕을 한껏 받고 자란 탱글탱글한 매실을 맛볼 수 있다. 청매실은 매실 장아찌를 만들고, 홍매실은 매실청으로 만들거나 술을 담근다.

봄철에는 만발한 벚꽃도 즐길 수도 있다. 벚꽃길을 따라 쌍계사까지 올라가 알록달록 봄빛으로 물든 경내를 둘러보자. 쌍계사를 둘러보고 나선 다시 벚꽃터널을 지나 화개장터까지 내려간다.

매화 향기 가득한 마을을 떠나기 아쉽다면 맑은 계곡 물소리, 청아한 새소리를 들으며 황토방에 하룻밤 묵어보는 건 어떨까.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