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노이즈 마케팅'?…한국서 통할까
미국 업체인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전 세계에서 1억명을 넘어섰지만 한국에서는 유료가입자가 13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는 이 때문에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전액 투자하고 ‘옥자’ 콘텐츠를 독점해 가입자를 늘리는 전략을 세웠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옥자’의 극장 동시 개봉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손해볼 게 없다. 어차피 자체 채널로 방영할 영화에 한국 미국 영국에서 극장 동시 개봉이란 ‘덤’을 얹어가기 위해 일부러 논란을 자초했다는 시각도 있다. 논란이 거듭되면서 생겨난 ‘넷플릭스’와 ‘옥자’ 선전효과가 하나의 노이즈 마케팅 요소가 됐다는 얘기다.

대형 멀티플렉스의 상영 보이콧은 되레 ‘풍선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옥자’를 볼 수 있는 독립 극장(전국적 극장체인이 아닌 중소 극장들) 상영관은 전국 190여 곳. 이 극장의 예매율이 최근 급상승하고 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옥자’는 개봉 전 사전 예매만으로 박스오피스 8위, 실시간 예매점유율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빅3’ 멀티플렉스를 제외한 기록이라 이례적이다.

특히 대한극장과 서울극장은 개봉 첫날인 오는 29일 주요 상영 시간대가 대부분 매진됐다. 대한극장은 오후 시간대 상영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서울극장도 빠르게 티켓이 동나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씨네큐브도 예매를 시작해 빠르게 티켓이 팔리고 있다. 이 극장 관계자는 “‘옥자’의 예매 매진 행렬이 계속되면 상영관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 멀티플렉스가 동시 개봉을 못 하자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이 독립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풍선효과다. 넷플릭스로서는 예상(기대) 관객 수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