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농업부터 의료까지…'플랫폼 블루오션' 있다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의 자동차에 올라타고(우버, 리프트), 남는 방으로 낯선 이들을 받아들이며(에어비앤비), 반려견을 낯선 이들의 집에 맡기고(도그베이케이), 낯선 이들의 식탁에서 식사한다(피스틀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같은 행동은 매우 위험하거나 아주 이상하게 비쳤을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 확산은 이런 일들을 익숙한 장면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에서 매일 밤 예약되는 방의 개수가 세계 최대 호텔 체인보다 많다. 기업 가치가 5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우버는 단 한 대의 차량도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세계 250개 이상 도시에서 택시산업을 대체할 기세다.

《플랫폼 레볼루션》의 저자인 마셜 밴 앨스타인 미국 보스턴대 교수, 상지트 폴 초더리 플랫폼싱킹랩스 설립자, 제프리 파커 다트머스대 교수는 플랫폼이 어떻게 전통적인 기업을 무너뜨리고, 시장 판도를 바꾸고, 직업 세계를 변화시킬 것인지 보여준다. 저자들은 플랫폼 주도의 경제 혁신은 성공과 실패를 지배해온 규칙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여 상호 작용하는 공간을 만들어 서로를 위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가는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거의 플랫폼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컴퓨터 분야에서 폐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집하던 애플은 스마트폰 분야로 넘어와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앱(응용프로그램)을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 모델을 도입한 뒤 급성장했다. 페이스북은 창작 콘텐츠를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15억 명이 넘는 가입자가 뉴스를 읽고 동영상을 보는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이 되고 있다.

저자들은 플랫폼 시장에는 아직 기회가 많다고 말한다. 호주의 워터파인드라는 기업은 농업용수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가뭄에 시달리는 농부들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 미국의 코힐로는 자기공명영상(MRI) 기기 같은 값비싼 의료장비 가동률이 40~50%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포착했다. 병원들이 함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고가 병원 장비분야의 에어비앤비’가 되고 있다. 저자들은 “교육, 금융, 에너지, 노동, 정부 서비스까지 다방면에서 플랫폼 혁명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업가, 전문가, 소비자 모두 플랫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