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혁 전문기자의 문화산업 리포트

빅데이터 통해 팬의 성격 알려줘 효과적 마케팅
멜론은 가수 6000여명 확보해 사실상 시장 선점
NHN벅스, 6월 출범…지니뮤직도 연내 구축
인디가수 타린이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영상을 로엔 파트너센터에 올려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인디가수 타린이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영상을 로엔 파트너센터에 올려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인디가수 타린은 오는 21일 싱글 ‘커피엔딩’을 발매한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싱글 작업 과정을 찍은 사진을 음원사이트 멜론의 파트너센터에 꾸준히 올리기로 했다. 파트너센터에는 타린 팬들의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타린은 지난 2월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50여 명의 팬으로 가득 채운 단독 공연을 했다. 지난해 12월 합정동 소규모 공연장에서는 100여 명을 모아 리사이틀을 펼쳤다. 두 공연 모두 자신이 3만원대 티켓을 멜론에서 팔아 매진시켰다. 타린은 “그룹 바닐라 어쿠스틱의 멤버였다가 작년 말 솔로로 독립한 뒤 소속사 없이 1인 홍보활동으로 네 차례 공연했다”며 “멜론 파트너센터의 빅데이터 덕분에 자립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인디가수와 팬들 직접 연결…불꽃 튀는 '마케팅 플랫폼' 경쟁

음원사이트들이 만든 ‘가수와 팬맺기’ 플랫폼을 통해 1인 가수들이 흑자 공연을 실현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멜론의 파트너센터가 성공을 거둔 데 자극받아 NHN벅스도 비슷한 콘셉트의 플랫폼 ‘B 사이드’를 다음달 출범시키기로 하고 가수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지니뮤직도 연말까지 이런 플랫폼을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음원 플랫폼이 인디가수의 노래와 팬들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해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일반 가수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하는 데서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멜론이 2014년 선보인 파트너센터는 빅데이터 기반의 국내 최초 아티스트 마케팅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6500개 기획사 및 아티스트가 가입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음원과 동영상, 사진 등에 대한 이용 패턴, ‘좋아요’와 ‘팬맺기’ ‘친밀도’ 등의 교감수치까지 분석한 자료가 가수와 팬들에게 제공된다. 가수는 자신의 콘텐츠가 어떻게 소비되는지 패턴을 파악해 이용자 특성에 맞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멜론은 특히 1인 가수들이 티켓을 판매할 때 국내 최초로 사업자 등록증 없이 인감증명서만 제출하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대학가요제 출신 싱어송라이터인 허지영 씨는 ‘너도나도 작곡하기’ ‘나도 랩할 수 있다’ 등 음악 영역에 맞춘 강연과 각종 히트곡을 커버한 영상으로 눈길을 끈다. 멜론 파트너센터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허씨에게 직접 ‘팬맺기’를 누른 팬 대부분이 이런 영상을 통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멜론 팬 수(맺은팬+마니아)도 작년 4월 대비 21% 증가했다.

NHN벅스가 준비 중인 B사이드도 창작자의 권익 향상과 신인 아티스트 발굴, 아티스트와 팬 간 소통을 기치로 내걸었다. 아티스트가 원하는 시간에 곡과 영상을 발표하고 글과 사진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도록 할 계획이다.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통계 자료도 제공한다. 벅스는 B사이드로 발생한 누적 정산금 중 1000만원 내에서 결제수수료와 같은 필수 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아티스트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이 같은 현상은 소속사가 없는 대다수 인디가수나 지망생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국세청에 ‘가수’라는 직종으로 수입을 신고하는 사람은 4587명이지만 미등록자나 초보가수를 합치면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획사 소속 가수는 방송에 등장해 존재를 알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가수는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SNS로 홍보하는 방식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신을 알리는 데 그친다. 전문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없다. 조회수나 ‘좋아요’ 등으로 대략적인 호응도만 엿볼 수 있을 뿐 내 음악을 누가 얼마나 많이 듣는지 등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의 방지연 팀장은 “SNS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PR 수단으로 음원업체들의 아티스트 마케팅 플랫폼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며 “순수 음악팬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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