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문화스타트업 (6)] 소통 앱 만든 '엑씽크', "무대 위 스타와 관객 연결해주는 앱 만들죠"
지난 2월 아이돌 그룹 블락비 팬미팅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 멤버들의 첫인상 등 다양한 질문을 듣고 팬들이 현장에서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투표를 했다. 결과는 실시간으로 집계돼 전광판에 떴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멤버는 ‘특별 무대’를 즉석에서 보여줬다. 블락비 멤버들이 객석을 배경으로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도 앱을 통해 팬들에게 곧바로 전송됐다.

이 앱을 만든 곳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엑씽크’. 콘서트나 팬미팅별로 각각의 앱을 만들어 무대 위 연예인과 관객들이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송보근 엑씽크 대표(사진)는 “관객들이 수동적으로 공연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관객과 제작자 모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방송 Mnet에서 조연출을 맡고 있던 송 대표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답답함을 느꼈다. 콘서트나 팬미팅에서 관객들이 나타낼 수 있는 반응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함성을 지르거나 야광봉을 흔드는 정도다. 관객뿐만 아니라 무대 위 주인공이나 제작자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관객과 함께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싶지만 늘 한계에 부딪힌다. 여기에 착안한 그는 2015년 9월 직원 8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제작사 측에서 먼저 콘서트, 팬미팅 등에 필요한 앱 개발을 요청하면 된다. 관객들은 당일 현장에서 앱을 내려받고, 실시간으로 앱을 통해 반응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응원 문구 등을 적어 보여줄 수 있고, 곡이 바뀔 때마다 스마트폰 화면 색깔도 바꿔 무대를 비출 수 있다. 관객이 보낸 사진을 편집해 무대 위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게 하는 사진 전송 기능, 외국인과 청각장애인에게 자막을 보여줄 수 있는 자막 기능 등도 갖추고 있다. 이를 포함해 엑씽크가 제공하는 앱 기능은 총 20개에 달한다.

“간단해 보여도 아주 복잡한 기술이 적용됩니다. 수많은 사람의 스마트폰으로부터 밀려들어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고, 모든 정보가 함께 동시에 각자의 폰에 뜰 수 있도록 해야 하죠. 끊임없이 연구개발하며 기능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만든 앱은 20여개. 최현우의 마술 공연부터 컬투, 소년 24의 콘서트 등 다양하다. 최근엔 농구단 앱도 2개 내놨다.

“서울 SK나이츠, 울산 모비스피버스 두 구단이 경기할 때 관객들이 앱을 통해 선수의 상세기록을 조회하고 사진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어요. 관객들이 ‘경기를 더 재밌게 봤다’는 반응을 보여 기뻤습니다. 앞으로 공연뿐만 아니라 스포츠 분야에도 적극 진출할 것입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