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장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에 있는 현대 미술 거장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골든 레전드’(왼쪽)와 쿠사마야요이의 ‘호박상’(오른쪽).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0일 개장한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에 있는 현대 미술 거장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골든 레전드’(왼쪽)와 쿠사마야요이의 ‘호박상’(오른쪽).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국내 첫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20일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열었다. 복합리조트란 호텔과 국제회의장에 카지노와 쇼핑센터 등 위락시설을 한데 모아 놓은 곳을 말한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가 아시아의 대표적 복합리조트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56·사진)은 이날 개장기념 기자간담회에서 “K팝, K뷰티, K푸드 등 한류 관련 모든 경험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여행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어린이 전용 볼링장도

영종도에 국내 첫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파라다이스시티는 ‘아트테인먼트’ 공간을 표방한다. 예술(아트)과 오락(엔터테인먼트)이 주된 테마다. 곳곳에서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5성급인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 날개 달린 말 동상이 버티고 서 있다. 반쪽 면은 핏줄과 근육이 다 드러난 기이한 형상이다. 현대 미술 거장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품 ‘골든 레전드’다. 로비에는 일본 설치 미술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탈리아 건축가 겸 미술가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디자인한 초대형 의자 ‘파라다이스 프루스트’도 있다. 총 27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해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영종도에 국내 첫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을 위한 시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볼링장 ‘텐핀스’에는 국내 최초 어린이 전용 라인이 깔려 있다. 레일 길이가 절반 정도 짧고 공도 아이들 손에 맞도록 작게 만들었다. 그 옆에는 투명한 유리를 소재로 한 당구대도 놨다.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이 있는 게임방도 갖췄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쓰고 게임할 수 있다. 3개의 라운지 중 하나는 놀이터를 야외에 둬 어디서든 아이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컨벤션 시설은 대규모다. 한 번에 최대 1600명까지 들어가는 그랜드볼룸을 비롯해 200명 안팎을 수용할 수 있는 2개 연회장과 5개 미팅룸이 있다. 국제 회의를 치를 수 있게 다양하게 방을 구성했다. 식당과 바는 총 7개가 있다. 미슐랭가이드 2스타를 받은 중식당 ‘임페리얼 트레져’도 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도 있는 식당이다.

◆내년 상반기 2차 완공 목표

파라다이스그룹은 이 복합리조트 설립을 위해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세가사미홀딩스와 손을 잡았다. 2012년 세운 합작법인(파라다이스세가사미)은 파라다이스가 55%, 세가사미가 4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차 사업비로만 약 1조3000억원이 들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711개 객실이 있는 고급 호텔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컨벤션센터 등만 이날 1차로 열었다. 공사 중인 2차 시설까지 완공돼야 온전한 복합리조트가 된다. 2차 시설에는 △쇼핑센터 ‘타임플라자’ △물놀이·스파를 할 수 있는 ‘씨메르’ △3000여명을 동시에 수용 가능한 클럽 ‘크로마이트’ △테마파크 ‘원더박스’ △한류 문화 공연장 ‘서브컬쳐마켓’ 등이 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마카오를 제외하면 중국 본토와 일본, 한국에 없는 동북아시아 첫 복합리조트”라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당초 내년 2월 평창올림픽 이전에 2차 시설을 완공하는 게 목표였으나 다소 늦어졌다”며 “내년 상반기엔 꼭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설물까지 합하면 부지 면적만 축구장 46개 크기인 33만㎡(약 10만평)에 이르는 ‘리조트 시티’가 형성될 예정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인천국제공항과 자기부상열차로도 곧 연결된다. 이 열차로 공항에서 5분 정도 걸린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사토미 하지메 세가사미홀딩스 회장은 “최고급 시설로 지어져서 만족스럽다”며 “이른 시일 내에 수익을 내고 한국 관광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영종도=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