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독일 민요 '소나무여'
식목일을 맞아 독일 슐레지엔 지방의 민요 ‘소나무여’가 떠올랐다. 이 노래의 원제는 ‘O Tannenbaum’이니 사실은 전나무를 가리킨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 수종이 소나무여서 번역과정에서 바뀐 모양이다.

이 곡에 얽힌 왜곡의 역사는 이것 말고도 많다. 원래 연인에 대한 믿음을 계절이 바뀌어도 변치 않는 전나무의 푸르름에 비유한 것인데, 어느샌가 크리스마스 캐럴로 인식된 것이 그 시작이다. 19세기 말부터는 영국의 노동 현장에서 가사를 바꿔 부르면서 정치적 색채가 더해졌다.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좌익 계열에서 애창했다. 여기까지는 참겠지만 북한의 ‘적기가(赤旗歌)’로 이용된 것은 정말 안타깝다.

그나마 일본과 북한을 거치면서 곡조 자체에 많은 변형이 가해져 원곡의 모습을 찾기 어려워진 점은 다행이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