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2회 만에 10%대 시청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tvN의 신규 예능 ‘윤식당’.
방영 2회 만에 10%대 시청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tvN의 신규 예능 ‘윤식당’.
마음 맞는 사람끼리 볕 좋은 여행지에 식당을 낸다. 낮에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팔고 남는 시간엔 근처 바닷가를 거닌다. 밤이 되면 한낮의 태양열을 식혀 주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술 한잔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직장인의 판타지를 카메라 앵글에 담은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들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대리만족’ 코드다.

나영석 PD가 내놓은 케이블채널 tvN의 신규 예능 ‘윤식당’이 대표적이다. 방영 2회 만에 ‘케이블 시청률의 벽’이라는 10%대 시청률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첫 회에서 6.2%를 기록한 시청률은 31일 9.6%로 수직 상승했다.

‘윤식당’은 윤여정, 신구, 이서진, 정유미 등 배우 4명이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롬복 섬에 작은 한식당을 차려 1주일간 영업하는 과정을 담았다. 여느 여행기나 ‘쿡방’과는 다르다. 조리법이나 주변 풍광보다 출연자들의 식당 운영 이야기에 집중한다. 나 PD는 “대놓고 비현실적인 생활을 담아 대리만족을 주는 프로젝트”라며 “여유로운 곳에서 작은 가게를 여는 꿈을 누구나 한 번쯤 꾸어 봤을 것이란 생각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오는 5일에는 tvN과 OtvN에서 예능 ‘주말엔 숲으로’가 방송을 시작한다. 배우 주상욱, 방송인 김용만, 아이돌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 손동운 등 연예인 3명이 귀농·귀촌한 30~40대 일반인과 자연에서의 삶을 즐긴다는 내용이다. 첫 회는 억대 연봉을 받던 금융맨의 삶을 접고 제주도로 귀촌한 일반인 출연자가 등장한다.

tvN 인기 예능은 대부분 ‘대리만족 코드’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국이 강세인 스포츠·음악 경연 예능 대신 택한 틈새 장르다.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고 시청률인 13.3% 기록을 세운 ‘삼시세끼’ 연작이 대표적이다. 연이은 성공에 바빠진 나 PD가 ‘직장 뒷담화’ 중 착안했다. 나 PD는 “대화 중 ‘전파도 안 터지는 시골에 가서 부침개나 부쳐 먹고 싶다’는 말이 나왔다. 이 시대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 시골에 가서 밥만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tvN은 tvN Asia와 예능 ‘먹고자고먹고’를 공동 제작해 선보였다. 외식사업가 백종원과 연예인 출연자가 동남아시아 국가를 여행하며 현지 재료로 요리해 먹는 프로그램이다. CJ E&M 관계자는 “프로그램 제목은 보통 직장인들이 꿈꾸는 여유로운 여행을 모티브로 정했다”며 “일상에 지친 대중이 브라운관을 통해서라도 여유를 즐기도록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