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 돈나 알렉산얀, 한국 첫 무대…"색다른 나비부인 모습 보여줄게요"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은 수많은 오페라 중 음악이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특히 여주인공 초초상(나비부인)이 부르는 아리아가 돋보인다. 초초상은 남편을 향한 처절하고도 아련한 기다림과 절망을 ‘어느 갠 날’ 등의 아리아로 표현한다. 모든 것을 쏟아내며 높은 음역대의 선율을 뿜어내야 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프리마 돈나들이 탐내는 역할이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역할이다. ‘세계 최고의 나비부인’으로 평가받는 소프라노가 있다. 아르메니아 출신의 리아나 알렉산얀(사진)이다.

그가 다음달 28~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수지오페라단의 ‘나비부인’ 무대에 선다. 국내 무대에 오르는 건 처음이다. 알렉산얀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에게 나비부인의 노래를 처음 선보이게 돼 무척 기대되고 설렌다”며 “무대에 설 때마다 다른 느낌의 초초상을 표현하려 하는데 이번 한국 공연에서도 또 다른 나비부인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나비부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담고 있다. 집안이 몰락해 게이샤가 됐다가 미국 해군 중위 핑커톤과 결혼해 아들을 낳은 초초상. 그러나 핑커톤은 일본을 떠나 초초상을 잊고 다른 여인과 결혼한다. 이 사실을 모른 채 3년 동안 오직 그를 기다린 초초상은 핑커톤이 미국인 아내와 함께 나타나 아들을 빼앗으려 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알렉산얀은 이 공연에 앞서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113년 만에 초연 그대로 연출한 ‘나비부인’에 출연했다. 쾰른오페라하우스, 오슬로오페라하우스 등 수많은 무대에서 초초상을 연기했다. 동양 색채가 강한 작품이자 일본인을 연기하는 것이라 어색할 법도 하지만 늘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초초상을 노래하기 위해 동양과 일본 문화를 공부하고, 가부키도 수차례 봤어요. 저 자신을 초초상에 대입하려면 캐릭터를 꼼꼼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관객도 마찬가지겠죠. 공연 전 미리 나비부인이 부르는 아리아의 가사를 보고 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공연은 세계 3대 오페라 축제 푸치니페스티벌의 ‘나비부인’ 제작사에서 무대부터 의상, 소품 등을 그대로 가져왔다. 알렉산얀은 나비부인 역할 자체뿐만 아니라 이 점도 강조했다.

“벚꽃, 다다미방 등 원작의 배경을 직접 표현한 전통적인 무대가 아니라 여러모로 재해석돼 무대가 상징적으로 꾸며졌어요. 무대 위 조각 작품과 조명은 등장인물의 심경 변화 등을 나타납니다. 이를 꼭 눈여겨봐주세요.”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