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커피맛에 싫증…'안티 스타벅시즘' 등장
안티-스타벅시즘(Anti-Starbucksism). 스타벅스가 만들어낸 커피 맛의 획일화, 몰개성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스페셜티커피가 그 선두주자다.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원두를 골라 점수를 매기고 품질 관리를 하면서 커피도 와인처럼 산지와 품종을 제대로 알고 즐기는 마니아층이 생겨나고 있다. 커피를 내려 마시는 방식도 콜드브루, 에스프레소 머신, 융드립, 필터드립, 프렌치프레스 등 다양하다.

똑같은 커피맛에 싫증…'안티 스타벅시즘' 등장
스타벅스가 2014년부터 특정 지역에서 소량 생산되는 고급 커피만 판매하는 리저브 매장을 한국에 낸 것도 이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엔제리너스, 탐앤탐스, 파스쿠찌, 할리스커피, SPC그룹, 이디야커피 등도 스페셜티 원두를 취급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이런 흐름은 ‘홈카페’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카페쇼와 커피TV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6년 커피인식조사에 따르면 2000명의 설문 응답자 중 46%는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신다’고 답했다. ‘카페에서 사 먹는다’(47%)고 말한 응답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빈도는 주 4회 이상이 45%로 가장 많았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방식은 핸드드립이 62%, 원두커피 머신 24%, 캡슐커피 머신 21%, 프렌치프레스 7%였다.

선호하는 원두의 종류는 에티오피아가 39%로 가장 많았고, 케냐 과테말라 콜롬비아 브라질 등이 뒤를 이었다.

이수정 식음료문화산업연구소장은 “커피는 특수계층이 즐기는 기호식품이 아니라 대중식품의 범주에 들어섰고, 그 변화의 흐름이 와인과 굉장히 비슷하다”며 “제3세계 와인과 유기농 와인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처럼 커피도 스페셜티 커피 이후에는 제4의 물결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