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여는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
오는 16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여는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
러시아 피아니즘의 정통 후계자 엘리소 비르살라제(75)가 오는 16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독주회)을 연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비르살라제는 이지적인 곡 해석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로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이어 와 클래식 애호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흐마니노프, 호로비츠로부터 이어진 러시아 피아니즘은 러시아 음악 특유의 현란한 기교와 세련된 감수성을 일컫는다.

비르살라제는 스무 살에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3위에 오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옛 소련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예술상’을 받는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여류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러시아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를 키워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인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박종화도 비르살라제의 가르침을 받았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첼리스트 나탈리아 구트만과 실내악 연주로 40년 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등 세계적인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슈만 곡 등을 주로 선보이지만, 현대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 소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비르살라제의 주특기인 슈만 곡을 연주한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스비야토슬라프 리흐테르에게 “이 시대 가장 정교한 슈만 음악의 해석자”란 극찬을 받은 비르살라제는 이번 공연에서 서정적이고 고풍스러운 느낌의 슈만 곡 ‘아라베스크 C장조’와 ‘환상소곡집’을 연주한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21번’,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나타 2번’, 리스트의 ‘헌정’과 ‘스페인 랩소디’도 선보인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관계자는 “50년이 넘는 음악 인생을 통해 축적한 비르살라제의 통찰력과 원숙함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석 8만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