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옥션이 25일까지 하는 ‘사랑나눔경매’에 출품된 운보 김기창 화백의 1977년작 ‘닭’.
K옥션이 25일까지 하는 ‘사랑나눔경매’에 출품된 운보 김기창 화백의 1977년작 ‘닭’.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은 2008년부터 매년 1월 작가와 미술품 애호가, 문화계 인사, 기업 등이 기증한 그림과 물품을 모아 ‘사랑나눔경매’를 하고 있다. 경매를 통한 낙찰 총액의 50%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미술 영재에게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K옥션 주니어 아티스트’ 프로그램 운영에 쓰고, 나머지는 기부자에게 돌려준다. 그동안 학생 120명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작년에는 ‘K옥션 주니어 아티스트’를 ‘K옥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랩’으로 이름을 바꾸고 경매 기부금을 문화 소외 어린이의 미술교육과 중견작가 해외 활동에 사용했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 같은 성과와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메세나대상 창의상’을 받았다.

K옥션은 올해도 ‘사랑나눔경매’를 오는 25일까지 온라인(www.k-auction.com)에서 벌인다. 지난 14일 시작한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 화백의 세필화 ‘파리공원에서’를 포함해 쟁쟁한 화가들의 그림과 항공권 등 모두 82점이 나온다. 유명 화가 정상화·김창열·이왈종을 비롯해 박명자 갤러리 현대 회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영복 KBS ‘TV쇼 진품명품’ 감정위원, 도형태 갤러리 현대 대표 등 미술계 인사들이 작품을 보탰다. 수백만~수천만원대 작품을 시중가의 30~50% 수준에서 경매하는 만큼 좋은 작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정상화 화백이 기증한 추정가 3000만~4000만원 상당의 단색화 ‘무제 2016-9-12’는 50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한다. 박명자 갤러리 현대 회장이 내놓은 김환기의 세필화 ‘파리공원에서’도 경매 시작가를 300만원으로 책정했다. 1956년 파리에 도착한 김 화백이 당시 뤽상부르공원에 앉아 마로니에 나무를 바라본 장면을 잡아낸 이 작품의 추정가는 1500만~2500만원이다.

신동현 아트플러스 대표는 장욱진의 ‘가족’(1000만~1500만원), 이상규 K옥션 대표는 김기린의 ‘안과 밖’(900만~1500만원)을 출품했다. 김창열의 ‘물방울’(3000만~4000만원), 이왈종의 ‘제주 생활의 중도’(1500만~2500만원), 운보 김기창의 1977년작 ‘닭’(1000만~1500만원), 도화작가 오만철의 ‘죽녹원의 겨울’(2500만~3000만원)도 나온다.

서울~홍콩 왕복 항공권을 비롯해 미마 자리플레어 유모차 등 다양한 물품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출품돼 경매에 재미를 더한다. 경매 응찰은 24시간 가능하다. 출품작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02)3479-888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