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립무용단이 선보일 ‘카르멘’.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선보일 ‘카르멘’.
‘스위트 맘보’는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슈(1940~2009)의 마지막 작품 중 하나다. 바우슈가 타계하기 1년 전인 2008년 독일에서 초연됐다. 무용에 연극을 결합한 탄츠테아터 공연으로, 서로 유혹하고 다투고 흔들리다 떠나가는 다양한 모습의 연인 관계를 다룬다.

몸짓 곳곳에 바우슈 안무 특유의 유머러스한 표현이 배어 있다. 무대 위에 커다란 천을 드리워 놓고, 천의 앞뒤를 오가며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극 중간중간엔 무용수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유쾌함과 애절함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인다. ‘스위트 맘보’가 오는 3월24~27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바우슈가 생전에 이끈 탄츠테아터 부퍼탈이 공연을 펼친다.

‘스위트 맘보’를 비롯해 무용 팬들을 설레게 할 특급 무용 공연이 올 한 해 동안 펼쳐진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과 스페인 국립무용단 등 세계적인 해외 무용단이 연이어 내한 공연을 연다. 바우슈와 웨인 맥그리거 등 탁월한 예술가들의 안무작도 만나볼 수 있다.

영국 안무가인 맥그리거는 융합 공연 ‘아토모스’를 5월26~27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맥그리거는 현대무용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로열발레단의 상임안무가를 맡고 있다.

맥그리거가 2013년 안무한 이 작품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소재로 삼았다. 달리의 그림만큼이나 독특한 무대를 선보인다. 아크로바틱과 춤, 음악에 영상과 과학 기술을 아우른다. 조명과 영상 효과를 다채롭게 썼다. 일부 장면에선 3차원(3D) 안경을 써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공연 의상은 무용수 각각의 생체 정보를 반영해 디자인했다.
마린스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마린스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11월9~12일엔 세계적인 무용단 두 곳이 서울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과 스페인 국립무용단이다. 마린스키발레단은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무용수 상을 지난해 받은 발레리노 김기민이 수석무용수로 있는 곳. 스페인 국립무용단은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우수 안무 부문 수상작을 공연한다.

마린스키발레단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1877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작품이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885년 마린스키극장에서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 안무로 초연한 ‘마린스키 버전’이다.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을 발레리나 한 명이 소화하는 것이 이 버전의 특징이다.

마린스키발레단의 내한 공연은 5년 만이다. 2012년에도 같은 작품을 공연했다. 당시 지크프리드 왕자 역을 맡았던 김기민이 이번에도 같은 역으로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국립무용단은 ‘카르멘’을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무용으로 재해석했다. 하바네라를 부르며 군인들을 유혹하는 ‘팜파탈’ 카르멘, 흥이 오른 투우사의 노래 등 잘 알려진 장면이 격정적이고 관능적인 안무와 함께 펼쳐진다. 스웨덴 안무가 요한 잉게르가 춤을 짜고, 오페라 원곡 반주를 현대적으로 편곡했다.

고전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무대에 커다란 삼각 거울 9개와 움직이는 벽 등을 세워 조형미를 더했다. 관찰자 역을 맡은 아이가 무대에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아이는 무채색 옷을 입은 채 무대 한쪽에서 이야기 장면에 맞는 몸짓 반응을 보인다. 세상의 폭력과 인간의 욕망이 등장인물을 어떻게 파멸로 몰고 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