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도깨비', LF 제공
사진=tvN '도깨비', LF 제공
[ 오정민 기자 ] 배우 공유와 김고은이 햇살이 부서지는 분수대를 배경으로 데이트에 나섰다. 갈색 코트를 걸친 공유는 밑단의 프린지 장식을 펄럭이며 김고은을 쫓아다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최근 방영중인 tvN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이다. 공유는 드라마 내내 큰 키와 체격을 무기로 특유의 '코트발'을 뽐내며 연관 검색어에 '코트'를 등재시켰다.

올해 덜 추운 겨울을 맞아 패딩을 벗고 코트를 집어드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500만원대를 넘나드는 가격의 드라마 속 코트를 입지 않더라도 실속있게 코트와 함께 겨울 의류를 스타일링하는 팁을 23일 패션기업 LF에 물었다.

LF는 올해 넉넉한 품의 '오버핏(overfit)' 코트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기본 코트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넉넉한 품의 코트로 캐주얼, 정장, 세미정장 등에 두루 어울리기 때문이다. 두꺼운 겨울 정장 위에 입기에도 슬림핏 코트보다는 오버핏 코트가 옷맵시와 착용감 측면에서 부담이 덜하다.

김병준 LF TNGT 팀장은 "2~3년 전부터 여성복을 중심으로 유행해 온 오버핏 코트가 올 겨울 시즌을 기점으로 남성복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 각 브랜드에서 검정, 차콜(진회색), 네이비(남색) 등 기본 색상 뿐 아니라 다양한 색상과 무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더욱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게 됐다.

검정, 회색 등 어두운색 기본 정장과 함께 입기 위해 새로 구입하는 코트라면 다소 밝은 색상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베이지 혹은 와인색은 세련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를 덜어줄 수 있다. 코트와 같은 계열의 색상이 들어간 머플러를 코트 안쪽에 걸쳐주면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에도 제격이다.

오버핏 코트는 캐주얼하게 연출하기에도 좋다. 일자 바지와 터틀넥 니트에 운동화를 신더라도 코트를 걸쳐 입는 것만으로도 편안하지만 풀어지지 않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얼굴색에 맞춰 카키색 혹은 네이비색 코트를 고르면 보다 발랄한 느낌을 준다.

한층 젊은 스트리트 패션을 연출하고 싶다면 후드티와 청바지, 오버핏 코트 조합을 권했다. 워싱처리된 찢어진 청바지인 '디스트로이드 진'과 그래픽 후드티를 매치하고 오버핏 코트로 마무리하면 기본 복장이 완성된다. 후드티가 눈에 띄는 원색이거나 현란한 무늬가 있다면 코트는 무채색으로 선택하면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방한을 위해 니트와 머플러, 부츠 등을 효과적으로 더하는 방법도 좋다.

최근 오버핏 코트 유행에는 장기화된 경기 불황도 일조했다는 진단이다. 지갑이 얇아진 20~30대의 젊은 남성 소비자들이 캐주얼, 정장, 세미정장 등에 두루 어울리는 외투를 찾기 때문이다.

실제 LF의 남성복 TNGT가 전략상품으로 올 9월 출시한 오버핏 코트는 3차례나 완판(완전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 코트는 광고모델인 배우 박보검이 화보촬영 당시 착용해 일명 '박보검 코트'로 불리며 20~30대 남성 소비자들이 몰렸고, 이달 중순 누적 판매량이 6000장을 넘어섰다.

통상 남성복 브랜드의 일반 겨울 외투 누적 판매량이 1000여장 가량이란 점에 비춰 올 겨울 브랜드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이 됐다.

김 팀장은 "지난해 한자릿수에 불과 했던 오버핏 외투 제품의 물량 비중을 올해 전체의 30%까지 확대했다"며 "오버핏 외투가 남성복에서도 기본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기상청은 올 겨울 추위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덜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전망에 따르면 해당 기간 일부 기습한파가 있을 수 있으나 기온이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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