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음악회서 브람스·쇼팽 들려줄게요"
첼리스트 문태국(22·사진)이 ‘2017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12일 선정됐다. 문태국은 젊고 유망한 연주자에게 주는 미국 야노스 슈타커상 수상 소식도 이날 함께 알렸다.

문태국은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레퍼토리 욕심이 있어서 감동적이면서도 어려운 곡을 좋아한다”며 “상주음악가로서 선보일 무대에서도 다채로우면서 깊고 묵직한 울림의 곡을 연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첼리스트가 상주음악가로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호아트홀 관계자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부문엔 젊은 스타 음악가가 많지만 첼로 부문에선 적었다”며 “문태국은 이런 아쉬움을 단번에 떨치게 했으며 우리 음악계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네 살 때 첼로를 시작한 문태국은 2004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예비학교와 보스턴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공부했다. 2011년 프랑스 앙드레 나비라 국제 첼로 콩쿠르 1위에 이어 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우승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문태국은 내년 금호아트홀에서 다섯 차례 공연한다. 1월12일 열리는 신년음악회에선 브람스, 쇼팽, 슈만으로 이어지는 낭만파 음악가의 곡을 연주한다. 4월엔 ‘러시안 첼로’를 테마로 무대를 열고, 8월엔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과 듀오 공연을 펼친다. 10월엔 피아노 트리오, 11월엔 바흐의 무반주 첼로 공연으로 마무리한다. 문태국은 “첼로가 지닌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공감하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엔 야노스 슈타커상도 받았다. 시카고 교향악단 첼로 수석으로 활동한 헝가리 태생의 세계적인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1924~2013)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문태국은 이를 계기로 내년 3월5일 독주회를 여는 등 미국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