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가 한국을 방문한다면 어디로 안내하는 것이 좋을까? 처음 한국에 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면 한국만의 특색을 가진 산업관광지로 떠나보자. 산업관광지가 지루하고 뻔하다는 편견은 버려도 좋다. 제조업 중심의 단순 시찰 형태로 운영되던 것은 과거 이야기다. 국내 산업관광지는 한류스타, 미용, 주류, 건강 등을 아우르며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한국인도 잘 모르는 명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보자.

○한류의 메카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전 세계 K팝 팬들이라면 꼭 들러야 할 곳. SM타운 코엑스 아티움(SMTOWN@coexartium)은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한곳에서 K팝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입소문에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상 6층 규모의 건물에는 스튜디오, 공연장을 비롯해 카페, 가수 앨범, 의류, 문구류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가 있다. 2층에는 SM 소속 연예인의 초상이 새겨진 머그컵, 가방 등을 판매하는 스타숍 ‘썸’이 있고, 3층에는 실제 가수처럼 일일 체험을 할 수 있는 ‘SM타운 스튜디오’가 자리했다. 방문객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보컬, 안무 지도도 받을 수 있다. 4층에는 아티스트의 소장품과 사진으로 꾸민 카페 ‘SM타운 라이브러리(LIVErary)’가 들어섰다. 5~6층은 ‘SM타운 씨어터’다.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뮤지컬, 콘서트 등을 볼 수 있다. 객석을 270도로 둘러싼 대형 파나비전, 9.1채널 음향 시스템 등의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어 압도적인 몰입감을 준다. 견학하는 동안 직원이 촬영해주는 스튜디오 사진은 훌륭한 인증샷이 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0시, 요금은 무료. (02)6002-5811, smtownland.com

○K뷰티의 역사 한자리에 스토리가든
스토리가든
스토리가든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있는 K뷰티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는 곳. 스토리가든은 아모레퍼시픽이 2013년 경기 오산 뷰티사업장에 만든 기업역사관으로 아름다움을 향한 회사의 여정과 의지를 담은 곳이다.

회사의 모태가 된 원료인 동백을 모티브로 ‘스토리’와 ‘공간디자인’ ‘체험’의 세 요소를 중심으로 꾸몄다. 다양한 미디어 영상과 전시작품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창립과 성장, 향후 비전을 볼 수 있다. 스토리가든은 미(美)의 가치를 오감(五感)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참신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테마시설 시상식인 ‘테아 어워즈(Thea Awards)’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보는 화장품의 역사는 근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여성들이 추구했던 아름다움의 역사와 연결된다. 방문객은 전시, 제조공정 관람과 함께 재미있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새긴 립스틱을 받을 수 있는 ‘나만의 립스틱’ 프로그램이 인기다.

방문일 최소 1일 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031)8047-1481, storygarden.amorepacific.com

○탄광이 예술단지로 삼탄아트마인

삼탄아트마인
삼탄아트마인
강원 정선군의 삼탄아트마인은 2001년에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시설을 문화예술단지로 바꾼 곳이다. 삼척탄좌의 줄임말인 삼탄(Samtan)에 예술(Art)과 광산(Mine)을 합친 이름은 ‘문화예술을 캐는 광산’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끈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삼척탄좌에 남아 있던 건물들은 옛 모습을 보존하는 동시에 다양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본관에 해당하는 4층 규모의 아트센터는 300여명의 광원들이 사용한 2개의 공동샤워실, 장화를 닦은 세화장 등이 있던 종합사무동을 보수해 만들었다. 레일바이뮤지엄은 삼척탄좌에서 캔 석탄을 모아두던 조차장을 활용했다. 아직도 움직일 것 같은 조차장 시설은 현재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빈티지 레스토랑 832L은 기계를 제작·수리하던 정비공장을 개조한 곳이다. 기계들은 카운터, 테이블, 오디오 받침대로 쓰이거나 설치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오래된 시설과 어울린 독특한 분위기로 인기가 높아 가족이나 연인은 물론 드라마를 좋아하는 외국인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입장료는 성인 1만3000원, 월요일은 휴무다. (033)591-3001, samtanartmine.com

○한국만의 수제 맥주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
외국인 친구가 맛있는 한국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어떤 것을 추천해야 할까. ‘북한 맥주보다 맛없다’는 한국 맥주의 선입견을 깨뜨려 보자.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는 물맛 좋은 충북 음성에 있다. 100% 한국 자본으로 만든 수제맥주 양조장이다. 부엉이 맥주로 유명한 ‘히타치노 네스트 비어’를 생산하는 일본의 기우치 브루어리와 협업하고 있는 것이 그 실력을 입증한다.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는 ‘무엇이 한국 맥주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출발했다. 다른 소규모 양조장과 달리 수출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독특하다. 맥주의 맛과 질을 높이고자 미국, 일본의 양조기술자와 엔지니어를 섭외하고 함께 맥주를 만들며 기술력과 노하우를 얻고 있다.

원재료 선별부터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맥아는 독일과 체코산을 사용하고, 홉(Hop)은 20년간 검증된 최고 명성의 회사 제품만을 쓴다. 수제 맥주가 생소한 이들을 위해 마스터 투어, 드라이브 투어, 클래식 투어의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클래식 투어는 2만원부터. (043)927-2600, koreacraftbrewery.com

○한방 스파로 심신 힐링 진안홍삼스파
진안홍삼스파
진안홍삼스파
단순한 목욕탕이 아니다. 전북 진안의 진안홍삼스파는 홍삼·한방 성분과 음양오행의 원리를 더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공간이다.

다른 스파 시설과 달리 다양한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태극존’에서는 따뜻한 온열 의자에 앉아 거품발생기에서 나오는 홍삼 거품으로 마사지할 수 있다. 피부 정화, 노폐물과 유해물질 배출, 근육 이완, 신진대사 촉진 등에 효과적이며 명상을 통한 정신 회복도 돕는다. ‘음양프로그램’은 두 가지로 나뉜다. ‘양(陽) 바데풀 테라피’에선 수중 마사지와 온수를 통해 피로를 풀어준다. 워터젯, 에어버블, 마사지링 등을 이용하는데 땅에서 운동할 때보다 힘은 적게 들지만 더 높은 운동효과를 낸다. ‘음(陰) 사운드 플로팅’은 태아가 양수에 있는 느낌을 재현한 공간이다. 물에 뜬 채 수중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풀 수 있다. 물의 움직임에 따라 심신 이완과 스트레스 해소가 이뤄진다.

‘오행프로그램’은 세포의 활동을 돕고 기를 돋우기 위해 만들었다. 이 중 ‘목(木) 양생 허브테라피’는 마이산 일대에서 채취한 약쑥을 활용했다. 자리에 누우면 통증 완화, 혈액순환 촉진, 독소 배출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무 향, 은은한 조명, 숲속 분위기의 음향 등도 치유를 도와준다. 1588-7597, redginsengspa.kr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