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년 중국 고문물, 한국 온다
신석기시대부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6000여년에 걸친 중국 고문물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다음달 1~20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함영저화(含英咀華):중국 고문물 특별전’이다. 꽃을 머금고 씹고 음미해 가슴에 새긴다는 뜻의 전시 주제 ‘함영저화’에 봄날의 정원 같은 중국 고문물 숲속에서 꽃봉오리를 입에 물고 꿀맛을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되는 고문물은 도자기 33점, 옥 공예품 28점, 금속공예 13점, 문방구와 기타 공예품 57점 등 모두 131점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갈비뼈를 드러낸 채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손바닥 크기의 백자상이 보인다. 송나라 후기 또는 원나라 시기인 12~14세기에 제작된 ‘남송·원대 청백유 수골나한상’(사진)이다. 고된 수행생으로 몸은 야위었지만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어 내면의 법열이 드러난다.

화려한 문방사우도 여럿이다. 단계석·흡주석·증니·송화강석 등 희귀한 돌로 만든 벼루, 청나라 건륭제 때 만든 벼루가 눈길을 끈다. 마치 돌 사이에 피가 맺힌 듯 보이는 창화계혈석으로 만든 인장, 호박색 돌인 수산전황석으로 만든 인장, ‘중국의 피카소’로 통하는 제백석(齊白石·1860~1957)이 새긴 인장 등도 전시된다.

전시된 공예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손가락 두 마디를 합친 크기의 사람 얼굴 모양 옥패다. 기원전 5000~4000년 발현한 훙산(紅山)문화 유물로 추정된다.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으나 장신구일 가능성이 크다. 화려한 세공기술이 가미된 장신구도 여럿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