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근대 언어학 초석 다진 페르디낭 드 소쉬르
“체스 게임은 언어와 정확히 일치한다. 체스 말(馬)의 가치가 체스판 위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언어에서 단어는 다른 단어와의 대조를 통해 그 가치가 발생한다.”

근대 구조주의 언어학과 기호학의 초석을 다진 학자로 유명한 페르디낭 드 소쉬르가 한 말이다. 체스 게임의 규칙이 있기에 체스 말이 움직이듯, 언어 역시 체계의 그물 안에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소쉬르는 1857년 11월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났다. 독일 라이프치히대와 베를린대에서 비교역사언어학을 공부했으며, 프랑스 파리에서 강사 생활을 했다. 인도 및 유럽의 비교언어학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며 유럽 각국 대학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1891년 제네바대 교수가 돼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1900년대 들어 언어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일반언어학 이론의 기반을 닦아 나갔다. 시니피앙(기표)과 시니피에(기의), 랑그(특정 언어의 일반적 체계)와 파롤(개인의 언어 사용) 등 언어학 용어들이 이때 만들어졌다. 소쉬르는 1913년 2월22일 스위스 보주(州)에서 55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