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뮤지컬] 유 민 에브리싱 투 미, 원 웨이 티켓 작곡…들어 보면 '아 이 노래!' 할 걸요
팝의 거장 닐 세다카(77)의 히트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오!캐롤’이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이면서 그의 삶과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닐 세다카’란 이름은 낯설지만 영화 배경음악이나 CF와 방송 삽입곡 등으로 널리 쓰이는 그의 노래는 들어보면 누구나 ‘아 이 노래!’라고 고개를 끄덕일 만큼 친숙하다. 영화 ‘쎄시봉’에서 윤형주 역을 맡은 강하늘이 부른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나 가수 방미가 ‘날 보러 와요’란 제목으로 번안해 히트시킨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로 데뷔 60주년을 맞은 세다카의 삶을 되짚어본다.

세다카는 1939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유대인계 터키 이민자 출신의 택시 기사였던 아버지와 폴란드계 유대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9세 때 줄리아드 음대 영재반에 입학했다.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그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밴드 ‘더 토큰(The Token)’을 결성하고 1956년 데뷔 앨범 ‘와일 아이 드림(While I dream)’을 발표한다. 하지만 그의 밴드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홀로서기를 결심한 그는 1958년 자작곡 ‘더 다이어리(The Diary)’로 홀로서기에 성공한다.

그의 이름을 알린 곡은 1959년 발표한 ‘오! 캐롤(Oh! Carol)’이다. 이 곡에는 재미있는 탄생 비화가 숨어 있다. 세다카가 3년간 사귀던 싱어송라이터 캐롤 킹을 향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하지만 그가 이 곡을 썼을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지던 중이었고, 캐롤 킹은 답가 ‘오! 닐(Oh! Neil)’을 통해 그의 마음을 거절했다.

세다카는 ‘오! 캐롤’로 빌보드 차트 10위 안에 진입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작사가 하워드 그린필드와 함께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캘린더 걸(Calendar Girl)’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다. 그가 순탄한 길만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 그가 발표한 신곡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것. 비틀스를 시작으로 ‘영국의 침공’이라고 불릴 정도로 브리티시 음악이 큰 관심을 받게 되면서다. 세다카는 영국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엘튼 존이 운영하는 로켓레코다스와 인기 밴드 10CC의 멤버 그레이엄 굴드먼과 손잡고 ‘래프터 인 더 레인(Laughter in the rain)’을 발표한다. 이 곡은 21세기 최다 음반 판매 기록을 세울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그는 1950년대는 미국 ‘틴 팝(Teen Pop)’의 선두주자로, 1960년대에는 히트곡 작곡가로, 1970년대는 슈퍼스타로 불리며 전성기를 이어갔다. 그는 77세의 나이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앨범 ‘아이 두 잇 포 어플라우즈(I do it for Applause)’를 발매하고 미국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