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나라 요시토모 'AE를 찾아서'
일본 네오팝(Neo-pop)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나라 요시토모(57)는 반항심 어린 표정의 소녀를 비롯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귀여운 동물을 주로 화면에 옮겨 왔다. 어린 시절 부모가 맞벌이여서 늘 혼자였다는 그는 학교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왕따’였다. 그림 그리기가 생활이 된 나라는 미술학교에 들어갔고 1988년 독일 뒤셀도르프예술아카데미에서 공부하면서도 외롭게 작업에만 몰두했다.

종이 위에 유화물감과 크레용으로 작업한 이 그림은 순진한 듯하면서 악동 같은 어린 소녀를 그린 작품이다. 과감한 생략과 변형을 준 그림 속 소녀는 얼핏 보기에는 앙증맞지만 섬뜩한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의 시선에서는 현대인의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잔인함 등의 미묘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