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문화혁명이 마오쩌둥 개인 탓?…중국사회 전체가 만든 비극
1966년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선 정치와 경제 체제는 물론, 문화까지 변해야 한다며 문화대혁명을 시작했다. 만민평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는 달랐다. 10년간 지속된 문혁은 ‘반혁명 분자 처단’이라는 기치 아래 수많은 관료와 지식인을 극심하게 탄압했고 학교와 연구기관, 문화유산을 파괴했다.

중국 공산당은 1981년 문화혁명에 대해 “당과 국가, 인민에게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안긴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이며 그의 책임”이란 공식 평가를 내놨다. 이후엔 공식 언급한 적이 없다. 돌아보고 싶지 않은 과거라서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 강연에서 문화혁명을 ‘10년 동란’이라고 부르며 “중국을 세계와 단절시켰다”고 언급한 정도다.

‘중국의 옛 뿌리를 찾는다’는 심근문학(尋根文學) 대표주자로 꼽히는 작가 한사오궁은 《혁명후기》에서 “중국인을 포함한 현대 사람들이 문화대혁명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문화혁명에 대한 학계의 기존 시각을 차례로 짚으며 반박한다. 일각에선 문화혁명을 ‘갑작스럽게 일어난 대규모 정치 광란’으로 간주한다. 저자는 수억명이 얽힌 사건을 단순히 감정적 소동으로 치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서구 학자들은 대부분 문화혁명을 마오쩌둥이 만든 책략의 결과로 다룬다. 한 사람의 권위의식과 욕심이 모든 과정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오쩌둥은 당시 역사에서 가장 가시성이 큰 한 개인에 불과하다”며 “개인의 역할을 과장하는 것은 사람이 재채기 한번 잘못해서 중증 심근경색에 걸리고 만 것이라는 말과 같다”고 지적한다.

문화혁명이란 대형 집단 사건을 이야기할 때 역사적 맥락과 사회제도, 게임의 논리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문화혁명은 도시와 농촌, 농민 노동자 관료와 신진 지식인 등 다양한 이익관계가 교차돼 생긴 사건이다. 그는 “문화혁명은 20세기 냉전사의 자연스러운 일부”라며 “한쪽은 이익을 떠받들고, 다른 한쪽은 죄악으로 치부한 일부 양극단이 결국 한목소리로 문화혁명을 방치하고 말았다”고 평한다.

저자는 “문화대혁명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중국을 규명할 수 없고, 미래를 준비할 수도 없다”며 “세계화와 경제 발전 과정에서 문화혁명에 대한 논쟁이 다시 달아오를 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