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불안하다면, 비디오 보듯 자신을 바라보기
큰 키에 직구가 대단히 위력적인 투수가 마운드에 섰다. 원하는 곳에 투구할 수 있는 제구력이 흔들리며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그는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며 글러브를 내팽개친 뒤 땅바닥을 내려다봤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난 패배자야.” 좌절감을 몸으로 표현하는 순간 그는 더 큰 위기를 초래했다.

그가 다른 태도를 취했다면 어땠을까. 메이저리그 구단 뉴욕 메츠 소속의 스포츠 심리학자 조너선 페이더는 “어깨를 펴고 땅바닥이 아니라 먼 곳으로 시선을 두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좌절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자신의 몸에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페이더가 쓴 《단단해지는 연습》은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 심리학의 지혜와 기술을 담고 있다. 페이더는 “우리의 생각이 몸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몸도 생각에 영향을 끼친다”며 “스포츠에서든 일상에서든 스트레스 상황에서 불안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신체 반응을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고의 선수를 평범한 선수들과 구분하는 분명한 기준은 큰 키나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심리적 기술과 철학이 중요한 조건이다. 저자는 “스포츠 선수들이 사용하는 심리적 기술과 철학은 누구나 얼마든지 익히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이 활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술은 호흡 훈련이다. 실전을 앞두고 짧은 시간 동안 스스로에게 다가올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몇 차례 심호흡을 한다. ‘제3자의 눈’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마치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불안에 떨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