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상승제한 목표치 '1.5도' 근접…탄소배출 극적 감소 필요"

올해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관측했다.

1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테리 타알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진행 중인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2)에서 2016년 평균 기온이 19세기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1.2도 상승한 수준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WMO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강력했던 엘니뇨 현상이 올해 기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해 기온 상승은 최근 가장 엘니뇨 현상이 심했던 시기인 1998년 때보다도 심각해 엘니뇨가 유일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관측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17개년 가운데 1998년을 빼고 나머지 16개년은 21세기였다.

또 올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상승한 기온인 1.2도는 기후변화 저지를 위해 세계 각국이 파리협정에 합의하면서 상승 제한 목표치로 세운 "섭씨 2도보다 훨씬 낮게, 가능하다면 1.5도"에 가까워진 것이라 "매우 경종을 울리는 수준"이라고 WMO는 지적했다.

타알라스 사무총장은 파리협약의 목표치인 '1.5도 이하 상승' 달성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면서도 그렇게 하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매우 극적인 감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WMO 발표에 대해 주요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온난화가 실제 현실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이번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트럼프씨, 미안하지만 세계는 정말로 더워지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을 달았고 FT도 이번 당사국총회가 트럼프의 당선 소식과 함께 진행 중이라며 기후변화에 대해 백악관이 회의적 시각을 보내게 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WMO는 올해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쿠웨이트(섭씨 54도)와 이라크(53.9도), 이란(섭씨 53도) 등지의 이상 고온현상, 북극권 러시아의 평균 기온 6∼7도 상승 등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중국 양쯔 강 유역 홍수, 위력적인 태풍과 사이클론, 남아프리카의 기록적인 가뭄, 캐나다 산불, 1993년의 3∼3.5㎜보다 훨씬 높은 16㎜의 해수면 상승, 그린란드 빙하의 이른 해빙과 남극 해수면 하락 등도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이번 회의에서 국제 연구팀은 화석 연료로 생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 3년간 거의 변함이 없다는 자료도 내놓았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