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52년만에 클래식 본고장서 투어공연
지난 26일 베를린 필하모니아홀에서 대구시향의 줄리안 코바체프와 단원,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문화예술의 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창단 52년만에 처음으로 유럽투어에 나섰다.

대구시와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지난 26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의 연주를 시작으로 28일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내달 2일에는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골든홀에서 유럽공연 투어를 펼친다고 28일 밝혔다.

26일 오후 8시(현지시각) 베를린에서 열린 첫 공연은 대구출신 작곡가 진영민(경북대 교수)의 대구시향을 위한 창작 위촉곡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에 이어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협연으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연주했다.

오상국 대구시향 사무장은 “네 대의 호른으로 시작되는 강렬한 도입부에서부터 전율을 선사한 대구시향은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와 백혜선의 완벽한 조화로 2000여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백혜선은 앙코르곡으로 독일 작곡가 슈만의 ‘헌정’을 연주했다. 이날 연주회에는 한국대사관이 초청한 독일 문화예술· 정치· 경제계 주요인사와 교민 등 800명이을 참가한 독일 국경일 리셉션도 열렸다.

대구시향의 이번 공연은 1964년 창단후 52년만에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 투어형식으로 진행된 첫 해외연주회다. 이형근 대구콘서트하우스 단장은 “2011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 작년 히로시마 공연이 있었지만 유럽의 최고무대 3곳에서의 투어형식으로 공연한 것은 대구시향 역사상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대구시향은 2014년 4월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를 넘겨받데다 콘서트하우스가 클래식 전용홀로 리모델링 되면서 대구의 클래식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구시향의 정기연주회는 작년 1월 411회부터 올해 6월 제425회 정기연주회까지 연속 14회 매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독일에서 활동중인 소프라노 요세피네 레넬트씨(26)는 26일 공연관람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한국오케스트라 특히 서울이 아닌 지방오케스트라가 수준높은 연주회를 하는데 놀랐다”며 “한국의 뛰어난 음악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카라얀에게 지휘법을 배운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는 “나에게는 음악적인 고향과도 같은 이 무대에서 대구시향과 함께 서게 돼 감개무량했다”며 “베를린 공연은 대구시향을 유럽에 알린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구시향의 28일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연주회에서는 대구출신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인 김봄소리가, 내달 2일 연주회에서는 피아니스트 백혜선이 협연자로 나선다.

베를린 필하모니아홀은 세계적 지휘자인 카라얀이 상주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세계최고의 공연장으로 발돋움했다. 스메타나홀은 유럽 최고의 클래식 음악축제인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제’가 열리는 무대다. 빈 무지크페라인 골든홀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브루노 발터가 세계에서 가장 훌류한 홀로 평가한 바 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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