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최영림 '낙원'
최 화백의 1984년작 ‘낙원’은 따뜻한 황토색으로 한국적 해학미를 가미해 ‘건강한 에로티시즘’을 구현한 작품이다. 머리에 과일 바구니를 이고 있는 여인이 벌거벗은 남자의 뒷모습을 힐끔 훔쳐보는 분위기를 해학적으로 묘사해 에로티시즘의 격조를 높였다. 화면 전체에 흩날리는 꽃잎과 어우러져 율동감마저 느껴진다. 입체감이나 원근법을 무시한 채 선묘와 황톳빛 질감으로 두 남녀의 어색한 만남을 풀어낸 게 이색적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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