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김환기 화백의 추상화
뉴욕에서 1969년에 작업한 ‘15-VII-69 #88’은 십(十)자 형태의 기하학적인 성격이 뚜렷한 색면추상화다. 화면을 대칭 형태로 분할하고 중앙에서부터 붉은색, 황색, 노란색을 차례대로 수놓았다. 색과 선들이 서로 교차하며 입체감과 신비로움을 함께 전한다. 푸른 선들은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광활한 자연과 우주를 감싸는 듯하다. 서양적인 화법으로 농담과 번짐, 스며듦 같은 전통 수묵화의 발묵 효과까지 우려내 동양적인 우주관을 살려내려 고심한 흔적도 엿보인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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