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14세가 인도 북서부 히마찰프라데시 주의 해발 1800m 산악지대인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운 건 1959년. 24세 때였다. 중국은 1951년 세계의 관심이 6·25전쟁에 쏠린 틈을 타 1951년 티베트를 점령했다. 민중봉기로 티베트인 수만명이 학살되고 탄압이 거세지자 달라이라마는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망명을 선택했다.

이후 다람살라는 티베트로부터 히말라야를 넘어오는 난민의 안식처가 됐다. 2011년 망명정부의 새 정치 지도자로 선출된 로브상 상계 총리는 “인도 전역에 13만명가량, 전 세계에는 30만명가량의 티베트인이 있다”며 “네팔, 부탄, 인도에만 10만여명이 살고 있고, 지금도 매년 200~300명의 티베트 사람들이 이곳으로 넘어온다”고 밝혔다.

높은 수행력을 바탕으로 한 달라이라마의 비폭력 평화 사상에 감동한 세계인들도 다람살라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이곳에서 열린 ‘2016 아시아인 법회’에는 한국 불자 200여명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불자 1100여명, 티베트인 등 하루 3000명가량이 참석해 달라이라마의 법문에 귀를 기울였다. 유럽 미주 등에서 온 서양인도 많았다. 이 때문에 달라이라마의 법문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 힌디어, 러시아어 등 다국어로 동시 통역됐다. 달라이라마를 직접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그의 접견실 앞엔 긴 줄이 늘어섰다. 달라이라마 한 사람의 수행력과 비폭력 평화 사상이 다람살라를 ‘인도 속의 티베트’이자 불교를 전 세계에 알리는 창구로 만들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