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대박 신화 영업맨 비결은 '인맥 공유'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1998년 외환위기 때였다. 대학을 중퇴하고 무작정 상경했다. 수중에는 13만원이 전부였다. 이 돈을 전부 털어 양복 한 벌과 구두 한 켤레를 샀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세일즈업계에 뛰어들었다. 사람을 대하는 데 재능이 있었다. 국내외 자동차부터 보험까지 많은 회사에서 판매왕을 차지했다. 지금은 한국기록원이 인정한 국내 세일즈 분야 대상 수상기록 최다 보유자가 됐다. 최용민 제너럴오토모빌 대표가 주인공이다.

최 대표가 이 같은 성과를 올린 비결을 담아 《세일즈 신화를 만드는 힘》을 출간했다. 책에는 세일즈를 잘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힌트 29개가 실려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얻을 수 없는, 오랜 경험과 고민에서 비롯된 입체적인 힌트를 담고 있다.

세일즈맨은 단지 고객에게 물건만 파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 고객과 고객을 잇는 네트워크의 중심이 돼야 한다. 이가 안 좋아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는 고객에게는 치과의사 고객을 소개해 주고, 회식 장소를 찾는 고객에게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고객을 연결해 주는 식이다. 자본금에 목말라하는 고객에게는 투자자 고객을 소개해 주면 된다. 저자는 “거대한 인적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되면 고객이 나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며 “일개 상품 판매자가 아니라 자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의 조언에 깔린 단 하나의 세일즈 철학이 있다. ‘사람 중심’의 세일즈다. 너무 매뉴얼화된 현재 세일즈에는 인간미가 사라졌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 세일즈피플은 세일즈의 기본을 성찰하지 못하고 있다. 세일즈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사람 만나기를 꺼리거나 귀찮아하면 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