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보물섬·정글 탐험 떠나자~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위한 무대 위 ‘모험’이 시작됐다. PMC프러덕션이 제작한 가족 뮤지컬 ‘정글북’과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연극 ‘보물섬’을 통해서다. 두 작품 모두 동명 원작소설을 각색한 것으로, 무대 위 탐험을 지켜보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기회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정글북은 실물 크기의 코끼리와 입체영상 등으로 관객을 정글로 데려간다. 정글에서 자란 소년 모글리가 무법자 호랑이 시어칸으로부터 숲의 평화를 지켜낸다는 러디어드 키플링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뮤지컬에서는 이야기 구조와 인물 설정을 ‘선악 구도’로 단순화했다.

정교하고 웅장한 무대를 통해 정글 분위기를 생생하게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다. 거대한 코끼리를 비롯해 12종의 동물을 표현한 의상도 눈길을 끈다. 귀에 감기는 멜로디는 뮤지컬 ‘캣츠’ ‘프리실라’의 한정림 음악감독이 작곡했다. ‘난타’를 제작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이 어른과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웰 메이드 가족 공연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화~목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금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두 차례, 주말과 공휴일엔 오전 11시와 오후 2시·5시 세 차례 공연한다.

2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보물섬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브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열두 살 소년 짐 호킨스가 늙은 선장 빌리 본즈를 통해 보물 지도를 손에 쥐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렸다. 보물섬을 찾기 위해 배에 오른 사람들 속에서 짐은 인간의 욕망과 배신, 좌절 등을 경험하며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간다.

소년의 모험을 연극적으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다. 리프트와 영상을 통해 자유소극장 무대는 어느새 여관, 배, 섬, 바다 등으로 변한다. 계단을 움직여 항해하는 배 위에서의 총격전을 연출했다. 2층 객석부터 내려오는 사다리를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도록 해 관객도 거대한 배에 탑승한 듯한 느낌을 줬다. 극 중간중간 배우들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부르는 노래가 이들의 여정을 더 흥겹게 한다. 방대한 원작을 110분으로 축약해 극의 흐름이 끊어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점은 아쉽다. 화·목·금요일 오후 8시, 수·일요일 오후 3시, 토요일 오후 3시·7시.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