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두 손을 모으세요 - 곽재구(1954~ )
인류에게 손은 도구를 사용하거나 노동하는 구조로만 진화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손은 빗방울을, 새소리를, 밤 기차의 기적 소리를, 얼굴을, 세상의 모든 아름답고 진실한 것을 받기 위한 의미로 각자의 몸 일부에 생겨난 것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받길 소원하는 것은 모두 제각각 다를 테지만. 손을 씻고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아 봅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주시는 씨앗을 받아들 때처럼요. 누군가는 어느 가난한 손에게 이렇게 말할 것만 같습니다. 두 손을 모으세요. 씨앗을 드리지요.

김민율 시인 (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