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초심으로 돌아간 레고의 '부활 드라마'
도약을 위해 혁신하려면 바꿔야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이 바꾸면 기존의 강점마저 잃고 되레 쇠퇴하는 수가 있다. 어디까지 바꾸고 어디까지 지켜야 할까.

트렌드 및 마케팅 컨설팅 회사 리드앤리더의 김민주 대표는 《레고, 상상력을 팔다》에서 레고그룹 사례에서 답을 찾는다. 승승장구하던 레고그룹이 2000년대 들어 왜 위기를 맞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레고그룹은 디지털 열풍에 밀린 전통적 장난감 시장의 위축, 저가의 중국산 장난감으로 인한 수익 악화, 출산율 감소 등으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레고그룹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레고 조립 방식과는 다른 신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이 신상품들이 레고그룹을 더 큰 위기로 몰아넣었다. 레고의 최대 강점은 언제 어디서 나온 제품이라도 합쳐서 함께 조립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호환성인데 신제품이 이를 무너뜨린 것이다. 레고그룹은 생각을 바꿨다. 새로운 놀이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호환성을 살린 혁신적 신상품들을 내놨다. 레고그룹은 최근 위기를 돌파하고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레고의 강점은 ‘상상력’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처음에는 뭘 만들지 생각하고 시작하지만 하다 보면 처음 생각과는 아주 다른 뭔가를 만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레고는 단순히 장난감이 아니라 무한대의 상상력을 파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개인과 기업의 한계는 돈이나 기술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정해진다”며 “레고그룹의 성장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상상력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