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오시마에 설치된 구사마 야요이의 ‘붉은 호박’.
일본 나오시마에 설치된 구사마 야요이의 ‘붉은 호박’.
미국 일본의 기업문화재단들은 지역 예술단체와 예술가를 지원하는 한편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을 활성화하고 재생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 출판·교육기업인 베세네그룹 후쿠다케재단의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는 지역 기업과 예술가, 현지 주민들이 협업해 낙후된 지역을 세계적인 문화예술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남부 가가와현의 작은 섬인 나오시마는 1980년대 구리제련소가 문을 닫은 뒤 버려진 섬으로 전락했다. 나오시마 바로 건너편인 오카야마현의 후쿠다케서점으로 출발한 베네세그룹의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은 1987년 “섬 전체를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며 ‘아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비롯해 많은 예술가가 후쿠다케 회장의 열정에 이끌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안도가 설계한 베네세하우스, 지추미술관과 섬 곳곳에 자리 잡은 현대미술 작품 등은 쇠락한 섬을 현대미술의 성지로 거듭나게 했다. 오래된 민가를 현대미술로 재생하는 ‘집 프로젝트’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20여년에 걸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오시마는 연간 5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김재범 성균관대 경영·예술대 교수는 “일본 재단들의 지역문화사업은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해당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