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들이 26일 개막하는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특별전 전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들이 26일 개막하는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특별전 전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전시실에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 아래 빽빽하게 진열된 도자기가 눈에 들어왔다. 일부는 차곡차곡 쌓아놨다. 반찬 그릇으로 썼을 법한 단순한 식기부터 화려한 꽃병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전시실 중간에는 난파된 배 모양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놨다.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6일부터 오는 9월4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의 전시실 모습이다. 이번 특별전은 신안선 발굴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다.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5일 언론공개회에서 “신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유물 가운데 공개된 건 5%에 불과하다”며 “이번 특별전에서 대부분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신안 앞바다에서는 국내 단일 발굴로는 가장 많은 유물을 건져 올렸다. 1975년 어부가 그물로 중국 도자기 여섯 점을 건져낸 이후 1984년까지 10여차례 조사를 통해 유물 2만4000여점과 28t 무게의 동전 800만개를 발굴했다.

1323년 중국 저장(浙江)성 경원(慶元·현재의 닝보)에서 일본 하카타(博多·현재의 후쿠오카)로 향하던 배가 전남 신안 증도 앞바다에 침몰하며 남긴 것들이었다. 선체와 교역품은 서해안 개펄에 파묻힌 채 650여년을 잠자다 현대로 왔다.

3부로 구성된 전시에는 일본 상류층의 문화적 취향을 보여주는 각종 도자기, 당시 교역 상황을 알 수 있는 목간과 인장, 저울추, 선원들이 썼던 현존 최고(最古)의 일본식 장기판, 동전 꾸러미, 각종 약재 등이 소개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