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한옥 속에 숨은 추상화
사진가이자 역사학자인 차장섭 강원대 교수는 고택을 연구하다 한옥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한옥의 구석구석에는 어떤 예술가도 표현하지 못한 독특한 미학이 숨어 있었다. 형태가 자유분방하면서도 균형미를 갖추고 있었다. 흑백이 적절히 어우러져 여유 있고 담백했다. 몬드리안이나 칸딘스키의 추상화 느낌도 풍기고 있었다.

서양의 추상화가 의도를 갖고 그린 것이라면 한옥은 우리 민족에 내재한 심미안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추상화였다. 차 교수는 지난 수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이런 한옥 사진을 찍었다. 특별한 기교 없이 카메라에 담기만 했는데, 한 장 한 장이 ‘작품’이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