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통제ㆍ침수…팔당댐 최대수위 근접, 저지대 상황 주시
기상청 "6일까지 최대 150mm 더 내려…피해 대비 철저히 해야"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머물며 폭우를 쏟아붓고 있다.

5일 곳곳에 호우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전국적으로 210명의 이재민·일시 대피자가 발생했고, 서울에서는 일부 교량의 출입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중부지방에는 오후 2시 현재 일부 지역에서 시간당 30㎜ 내외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6일까지 중부 일부 지역에는 최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10시 32분부터 청계천 전 구간을 통제하고 출입을 금지했다.

이날 오전 7시 32분엔 동부간선도로 수락고가→월계1교 구간을 통제하고, 오전 7시 40분 통제 구간을 장안교→월계1교로 확대했다.

오전 9시10분 잠수교의 차량 운행도 전면 통제했다.

서울 경찰도 오전 9시 5분 올림픽도로 진입로 침수로 계화육갑문 양방향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시는 침수에 대비해 목동, 가양, 방화 등 펌프장 51곳에서 펌프 114대를 가동해 물 빼기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팔당댐이 방류량을 기존 3천913㎥/sec에서 7천451㎥/sec로 늘리자 반포, 이촌, 여의샛강 등 저지대 상황을 주시하며 단계별 대피 계획을 세웠다.

오전 11시 40분 현재 팔당댐 수위는 25.16m로 최대수위(25.5m)에 가까워지고 있다.

경기도는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의정부, 포천, 동두천, 양주, 고양, 파주, 구리, 남양주, 부천, 과천, 안양, 군포시, 연천, 가평군 등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는 호우경보로 대치됐다.

경기는 이날 정오까지 가평 242mm, 의정부 223.5mm, 포천 212mm, 양주 189mm, 파주 173.3mm, 연천 166mm, 동두천 165.1mm, 화성 82mm, 용인 76mm, 수원 65.6mm 등의 비가 내렸다.

일부 지역은 강한 비로 하천이 넘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10시 30분 가평군 승안리 용추계곡 인근 펜션에서는 하천에서 넘친 물이 들어차 방문객 30여 명이 대피했다.

비슷한 시간대 가평군 덕현리의 한 펜션앞 도로도 침수돼 관광객들이 대피했다.

앞서 오전 8시 20분 양주 백석읍에서는 비로 축대가 무너져 인근 주택 2채를 덮치며 이재민 5명이 발생했다.

큰 부상자는 없지만 일부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의정부의 민락동 절개지에서는 30m 높이에 있던 흙이 유실됐다.

또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주택가 일부가 물에 잠기고, 포천시 소홀읍의 소하천이 범람하는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천과 동두천의 일부 도로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안성시 등에서는 새벽 시간대 목조 옹벽의 일부가 파손돼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남양주 왕숙천 진관교 지점은 물이 급격히 불어나며 오전 11시를 기해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진관교 지점의 수위는 3m를 넘어서며 계획홍수위에 1m만을 남겨놓고 있다.

남양주시는 오전 9시 10분부터 진관교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임진강 수위도 높아져 오전 8시 연천군 중면 횡산리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 횡산수위국 수위가 관심단계인 1m를 넘어서며 군부대와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건설단, 연천군이 비상 대응태세에 돌입했다.

군남홍수조절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은 군남댐∼임진교∼장남교 15곳에서 경보방송을 하며 하천 주변 주민과 어민 등의 대피를 유도했다.

횡산수위국 수위는 낮 12시 현재 1.48m로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정오까지 경기도에는 주택매몰 1건(가평), 주택침수 25건, 농작물 침수(560㎡), 옹벽 파손 3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밤 사이 최고 196㎜의 장맛비가 쏟아진 충북에는 농경지 침수와 토사 유출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충북은 4일 오후 늦게부터 5일 정오까지 보은 196.5㎜, 제천 178.5㎜, 옥천 176㎜, 괴산 160.5㎜, 청주 153.6㎜, 단양 152.5㎜, 충주 122.1㎜, 음성 117㎜, 영동 57㎜의 비가 내렸다.

이 비로 청주와 괴산 지역에서 6.39㏊의 피해가 발생했다.

청주시 상당구 현도면, 흥덕구 서촌동 등지 논·밭 4.08㏊, 비닐하우스 2.06㏊가 침수됐고 0.24㏊의 농경지에 토사가 유입됐다.

전날 오후 10시께에는 옥천군 군서면 월전리 군도 19호선 60m가량이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로 인해 붕괴했다.

다행히 당시 차량 통행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청주시 관계자는 "전날보다 수위가 많이 낮아진 청주대교∼서원구 400m 일부 구간의 통행 제한은 해제됐다"며 "오늘도 비가 많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수위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충북에 내려진 호우 특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모두 해제된 상태다.

전날부터 300mm 가까운 비가 내린 대전은 비닐하우스 5동과 주택 2동이 침수됐다.

또 중구 어남동 축사 일부로는 토사가 유입됐고, 유성구 봉명서로 20번길은 도로 일부가 침하해 시가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복구 작업을 했다.

동구 천동 백운사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주택 2동의 벽 일부가 부서졌고, 대덕구 청자마을길 축대는 붕괴 우려로 출입이 통제됐다.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 7개 시·군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전날 오후 11시와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중북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강원도에도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은 지난 4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미시령 262㎜, 향로봉 235.5㎜, 양구 218㎜, 인제 215.5㎜, 속초 202.2㎜, 화천 194㎜, 춘천 193.3㎜, 정선 175㎜, 양양 161㎜ 등의 비가 내렸다.

일부 지역에는 밤사이 시간당 20∼30㎜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다.

정선에서는 하천으로 추락한 승용차에 탄 노인 4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3시께 정선군 남면 광덕리 인근 하천에서 모닝 승용차가 급류에 휩쓸린 채 발견됐다.

당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김모(75)씨를 비롯, 권모(74·여), 이모(65·여), 유모(60) 씨 등 마을 주민 4명은 실종된 상태다.

이들은 지난 4일 오후 9시께 마을 경로당에서 민요 연습을 마치고 김 씨가 운전하는 승용차에 함께 타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승용차가 우로 급커브 길에서 농로 왼쪽으로 추락한 뒤 불어난 하천 급류에 휩쓸려 500여m가량 떠내려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탑승자들을 찾기 위해 인근을 수색 중이다.

이번 폭우로 정선군 군도 6호선 일부 구간이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홍천군 내면 방내리 인근 '엄수교' 철거 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가도가 물에 잠겼다.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에서는 3m 높이의 나무가 쓰러져 인근 주택 지붕을 덮치기도 했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기상청은 내일까지 중부지방과 서해5도에 50∼100㎜(많은 곳 150mm 이상), 남부지방·울릉도·독도 10∼40㎜, 제주도 산간 5∼20㎜등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22도에서 30도로 전날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중부 전 해상에서 1.5∼4.0m로 점차 매우 높게 일겠고, 그 밖의 해상에서 0.5∼2.5m로 일겠다.

전 해상에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겠고, 서해상과 동해상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 시간당 20㎜ 안팎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침수나 계곡 범람,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종합=연합뉴스)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