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돈 되는 집? 이젠 살고 싶은 집이 대세
공동 생활하는 아파트 입구여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1층이 변신하고 있다. 텃밭을 가꿀 공간을 더해주는 아파트가 생겨났다. 거주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진입 통로를 별도로 배려하는 곳도 있다. 아파트 옥상에 마당을 조성하기도 한다. 자연 풍광을 옥상에서 조망하기 위해서다. 주거공간을 선택할 때 입지보다 쾌적함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서울 수도권 시민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가 쾌적성을 가장 중시한다고 답했다. 교통(24%)과 교육 여건(11%)을 큰 차이로 앞섰다.

《집도 이젠 가치투자 시대다》는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진단하고 대응전략을 소개한다. 건설부동산 전문기자인 저자는 “지난해 이후 주택경기 활황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주택시장은 거시적으로 하향 안정세로 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묻지마 투자’ 시대가 저물고, 가치가 있는 집만 뜨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진단한다. 수요자들은 거주할 집을 고를 때, 융복합·독창성·공유·힐링(쾌적함) 등의 미래 콘셉트를 고민하라고 권한다. 정보기술(IT)과 주택이 빠르게 융합되고 있는 게 한 예다. 주거공간에 사물인터넷을 결합해 사람이 지나갈 때만 켜지는 야간 가로등, 음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는 벤치, 그 자리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전자광고판, 교통 현황을 알려주는 지능형 게시판 등 ‘그린 스마트’ 개념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