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29초영화제] 노영빈 "실제 겪은 외할머니 이야기 담았죠"
“이렇게 큰 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시상식에 왔어요. 얼떨떨합니다.”

‘돈은 나에게 엘리베이터이다’로 청소년부 대상을 받은 노영빈 감독(18·제천간디학교 3년·사진)의 수상 소감이다. 노 감독은 용돈을 소재로 할머니와 손녀가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그려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출품작의 줄거리를 짰다고 했다. 그는 “외할머니께서 손사래 치는 손자, 손녀가 탄 엘리베이터나 차 문이 닫히는 틈 사이로 용돈을 던져주신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 출연한 배우도 그의 외할머니와 연기자 지망생인 누나 노희재 씨(21)다.

그는 “진솔한 경험과 기억을 담아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의미를 알아볼 수 있을까 걱정한 부분도 있다.

“돈이 엘리베이터 사이로 툭 떨어지는 장면은 공감을 사기에 좀 부족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익숙하지만 다른 사람에겐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기억 속에선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기에 그대로 연출했습니다.”

그는 “영상의 막바지에 카메라가 클로즈업하는 용돈 봉투는 손자, 손녀들이 이제 그 마음에 보답하겠다는 의미”라며 “먼저 오늘 받은 상금으로 외할머니에게 맛있는 진지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독립영화사 모자이크의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영화감독이 꿈이다. 그가 29초영화제에 계속 도전하고 있는 이유다. 그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29초 분량 조절도 이젠 어렵지 않다”며 “앞으로 나만의 생각이 담긴, 색깔 있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