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퍼디 그로페 '그랜드 캐니언'
미국 작곡가 퍼디 그로페는 오케스트레이션 실력이 취약한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멋들어지게 편곡, 대성공으로 이끈 동시에 거대한 자연을 묘사한 ‘그랜드 캐니언’ 모음곡(1931년)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이 모음곡은 다섯 곡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 세 번째 곡 ‘산길에서’가 특히 친근하다. 이 곡은 나귀를 타거나 끌면서 구불구불한 흙길과 바윗길을 오르다가 만나는 정경을 그리고 있다. 터벅터벅 걷는 나귀의 발소리가 인상적이다.

최근 몇 건의 범죄에 놀라 조심하라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각지엔 둘레길, 자락길 등 가까운 산자락을 편히 걸을 만한 길들이 잘 정비돼 있다. 사막 지대가 많은 그랜드 캐니언보다 울창하고 아기자기한 숲길이 많고 안내판도 충분하니 한여름 대낮에도 걷기 좋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