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진시황은 열사병으로 죽었다'

중국 최초의 황제인 진시황은 신하들에게 장생불로의 묘약을 구해 오라고 명령할 정도로 죽음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는 다섯 번째 순행길에 오른 기원전 210년 7월 허베이성의 사구(沙丘)에서 4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과연 진시황은 어떤 병으로 죽었을까, 혹시 암살당한 것은 아닐까.

싱가포르 소아과학회장을 지낸 허나이창(何乃强)은 저서 '진시황은 열사병으로 죽었다'에서 진시황의 사인(死因)을 열사병으로 진단한다.

진시황의 죽음에 관한 당시의 기록은 없지만, 사기에 "시황제는 사구에서 병이 심해졌다"는 문헌이 남아 있다.

저자는 이를 근거로 독살설을 부인하면서 진시황이 암살에 대비해 두껍고 화려한 옷을 입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마차에 앉아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한다.

그러면서 한여름에 냉방장치도 없는 답답한 마차 안에서 더위에 시달리다 병사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중국 황제는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장수하지는 못했다.

시황제 이후 황제와 왕의 칭호를 받은 인물은 559명인데, 그중 3분의 1은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또 제왕 235명의 평균 수명은 38세에 불과했다.

저자는 황제를 '고위험 직업'으로 분류하면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는 황궁이 실상은 가장 위험한 공간이었음을 밝힌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황제들은 언제나 독살당할 수 있었고, 아편이나 술에 빠져 일찍 숨을 거두는 경우도 있었다.

나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과 암에 걸려 죽은 황제도 적지 않았다.

책에는 황제의 죽음과 질병 이외에도 황제들의 정신 건강, 황제를 진료한 의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강초아 옮김. 앨피. 356쪽. 1만6천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