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꿀벌들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일벌들이 벌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여왕벌과 애벌레는 일벌을 기다리다 죽는다. 집을 나간 벌들의 행방도 알 수 없다. 집단 폐사한 흔적은 없다. 일부는 대도시에 나타났지만 이내 다시 사라졌다. 10여년 전부터 관찰된 미스터리다.

30여년간 양봉하며 벌을 연구한 마크 윈스턴은 《사라진 벌들의 경고》에서 ‘벌 실종 사건’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경고한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이 사라지면 매년 142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꿀벌은 식량 작물 번식의 약 75%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자는 벌이 사라진 원인을 농산업에서 찾는다. 양봉의 규모가 커지면서 독성물질이 든 농약을 많이 사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벌을 알면 인간이 보인다”며 정교한 벌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고, 도시 양봉과 생태계 서비스 등 미래 상생 해법을 제시한다. (마크 윈스턴 지음, 전광철·권영신 옮김, 홍익출판사, 304쪽, 1만4800원)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